노인성 난청 - 김성근이비인후과 소음에 취약하면 뇌기능도 퇴화한 것 문장 재인지도 검사 받아봐야
2년 전 보청기를 맞춘 조모(68·경기도 성남시)씨. 조용한 집안에서 아내와 대화를 할 때만 약간 잘 들릴 뿐, 밖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는 여전히 잘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길거리에서 들리는 여러 소리들 때문에 머리가 울리고 아팠다. 조씨는 난청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를 방문, 청력검사·문장 재인지도 검사 등을 받은 후 "청력 뿐 아니라 뇌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부분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 소음하 어음 변별 검사를 통해 노인성 난청 환자의 뇌 언어ㆍ청각 기능이 퇴화했는지 알아보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뇌 청각기능 떨어지면 소음·말소리 구별 안돼
흔히 청력이 떨어지면 '귀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은 귀와 뇌의 협응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뇌의 언어·청각기능까지 떨어져서 난청이 생기기도 한다. 귀(달팽이관)만 퇴화한 사람과 뇌 기능까지 퇴화한 사람은 난청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일단 달팽이관이 퇴화하면 소리가 울리듯이 들리기 때문에 '간다' '잔다' '판다' '산다' 같은 단어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뇌의 청각 기능까지 퇴화한 사람은, 달팽이관만 퇴화한 사람보다 시끄러운 곳에서 소리를 더 못 듣는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뇌의 언어·청각 중추가 귀를 통해 들어온 소리 중에서 잡음과 필요한 말소리를 구별하기 때문에, 뇌 기능이 떨어지면 바깥에 나가서 대화하기 어려워진다"며 "달팽이관과 뇌의 기능이 모두 퇴화한 사람이 달팽이관의 능력만 보정하는 보청기를 끼면 시끄러운 곳에서는 필요한 소리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장 재인지도 검사 받고 보청기 맞춰야
노인성 난청이 온 사람이 달팽이관에만 문제가 있는지 뇌 기능까지 떨어졌는지는 이비인후과 검사로 알 수 있다. 일단 난청이 의심되면 일반적인 청력 검사를 통해 달팽이관 퇴행 정도를 알아본다. 시끄러운 곳에서 여럿이 대화를 할 때 잘 들리지 않는다면, 뇌의 기능을 살펴보는 문장 재인지도 검사 등을 실시한다. 문장 재인지도 검사는 잡음을 틀어 놓은 상태에서 '어머니가 시계를 사 오셨다' 같은 문장 50개 정도를 들려주고,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검사다.
달팽이관만 퇴화했으면 주파수 교정·소리 압축(작은 소리는 크게, 큰 소리는 그대로 들리게 만드는 기능)을, 뇌의 청각·언어 중추의 기능까지 떨어졌으면 소음 억제 및 말소리 확장 기능·방향성 마이크(귓바퀴가 향하는 쪽으로 소리가 잘 들리게 만드는 기능) 등을 보청기에 넣어야 한다. 김성근 원장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개인의 귀와 뇌 기능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런 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임의로 보청기를 사서 쓰면 청력 교정 효과는 못 보면서 이명이나 두통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