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새우등 자세, 놔두면 치매나 변비 생길 수도

입력 2013.04.24 08:50

자세와 질병의 관계 - 목신경 눌려 뇌 혈액 부족… 움츠린 자세, 대장운동 저해
폐 공간 좁아져 호흡 불량도 10분에 한번씩 자세 바꿔야

직장인 김모(38·서울 종로구)씨는 앉을 때 허리가 구부정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는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길게 뺀다. 그런데 3개월 전부터 목과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새우등·거북목 자세로 컴퓨터 작업 등을 오래 하면 척추 관절 질환은 물론 뇌경색·변비까지 생길 수 있다. 목을 뒤로 젖히고 손을 뒤로 땅기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이를 예방해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씨처럼 '거북목', '새우등' 자세가 굳어져서 목이나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통증· 목디스크 같은 경추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280여만 명으로, 2008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하지만 거북목, 새우등 자세는 목·허리의 문제뿐 아니라 뇌경색, 치매, 호흡기 질환의 발병 위험까지 높인다.

◇거북목, 치매·뇌경색 불러

자세와 질병의 관계
선문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이민선 교수는 "거북목 자세를 계속 취하면 목에 있는 흉쇄유돌근이 축 늘어진다"며 "이 경우 흉쇄유돌근 밑에 있는 경동맥과 신경이 눌려 뇌로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이 뇌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죽으면서 뇌경색, 치매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몸 곳곳에 통증도 생긴다. 이민선 교수는 "거북목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 근막동통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며 "이 증후군은 머리 측면, 눈 주위, 머리 정가운데의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목디스크 위험도 있다.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이상구 교수는 "머리부터 목까지 S자 곡선이 되지 않으면 머리의 무게를 특정 척추 마디나 근육이 특히 많이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척추·근육이 약해지면서 팔·손저림, 팔다리마비 등이 나타나는 목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새우등, 호흡기질환·변비 유발

어깨를 앞으로 움츠리고 등을 구부린 '새우등' 자세는 호흡기질환, 변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민선 교수는 "어깨를 오므리면 몸속 장기가 있을 공간이 좁아져 눌리기 쉽다"며 "폐의 경우, 용적이 좁아져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호흡이 잘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구 교수는 "등이 휜 사람은 몸속 횡경막이 위로 올라가 폐 공간이 좁아지면서 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원리로 변비도 생길 수 있다. 몸을 움츠리면 소장, 대장, 직장도 눌리기 때문에 장의 연동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리디스크, 요통도 생긴다.

'10분 법칙'으로 자세교정

잘못된 자세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려면 일단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문홍주 교수는 "올바른 자세는 몸의 하중이 목과 허리에 있는 척추와 근육들에 골고루 분산되는 자세"라고 말했다. 엉덩이를 의자 끝에 붙이고 허리를 곧게 펴고 앉으면 이 자세가 나온다. 엉덩이는 약간 뒤로 빠지고 배는 약간 앞으로 나오면서 몸통이 활 모양으로 휘게 된다. 목은 앞쪽이 약간 튀어나오도록 턱을 15도 정도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척추 주변의 기립근이 경직되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문홍주 교수는 "두손을 뒤로 모아 깍지를 낀 채 뒤로 당기면서 목을 뒤로 젖혀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바른 자세가 편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강용구 교수는 "나쁜 자세가 굳어 특정 척추신경이 눌려 있는 사람은 올바른 자세를 취할 때 신경이 팽팽해지므로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은 '10분 법칙'을 이용해 자세 교정을 하면 좋다. 어떤 자세도 좋으니 10분마다 계속 바꿔주는 것이다. 세 번 중 한 번은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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