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는 주인공 장미리(이다해)가 자신이 그 동안 했던 거짓말을 실제 현실처럼 받아들이는 ‘리플리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극 중 장미리는 온갖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하며 살아오다가 학력 위조가 드러나면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추궁을 당하던 중 불안 증상을 보이며 “전부 내 잘못이 아니다. 나는 동경대 생이 맞다. 동경대학교를 나왔고 호텔A의 객실 매니저다. 그리고 몬도 그룹의 후계자 송유현(박유천)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꾸민 거짓말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리플리 증후군’ 증상이었다.
사진제공-‘미스 리플리’ 캡처 장면
거짓말 반복하면 자신이 바라는 이상을 진실로 여기게 돼
장미리가 앓고 있는 리플리 증후군의 ‘리플리’는 패트리샤 스미스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소설 속 ‘리플리’는 거짓말을 일삼다 결국 거짓말을 현실로 믿은 채 환상 속에서 살게 된다. 이런 유형의 인격 장애를 ‘리플리 증후군’이라 부르는데, 2007년 신정아 학력 위조사건 때도 영국의 한 일간지에서는 신정아를 리플리와 비교하며 ‘재능 있는 신씨’라는 기사 제목을 붙인 바 있다.
리플리 증후군은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의 한 유형으로 자신이 바라는 허상을 진실이라고 믿는데, 보통 개인의 사회적 성취욕이 크지만 사회적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제한돼 있는 경우 발생한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으면 가공 세계를 만들어 그 곳에서 살게 되는 것. 즉,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실제라고 여겨 현실을 부정하며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준표 교수는 “극 중 장미리는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해리성 장애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쟁의식이 강한 현대 사회에서는 자신이 바라는 이상을 쫒다 과도한 정신 스트레스로 이러한 히스테리성 성격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