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용으로 지갑에 항상 콘돔을 넣어 가지고 다녀요. 조금 오래된 감이 있긴 하지만 개봉했던 것도 아닌데 괜찮을 것 같아서요." 직장인 김모(男, 28)씨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가방에 콘돔을 휴대하고 다닌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가 생길 리가 만무해 보인다면 비상용 콘돔도 가끔은 새것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오래된 콘돔은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콘돔 보관법부터 알아보자. 콘돔은 햇빛이 없는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고무재질에 윤활제가 묻어 있어서 햇빛에 노출될 경우 마르거나 고무가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주말 동안 지갑에 넣어 다니는 것은 상관없지만 장기간 지갑이나 바지 주머니 속에 넣어둔 콘돔은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재질의 변질의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콘돔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콘돔의 유통기한은 꼭 확인해야 한다. 박현준 부산대학교 비뇨기과 교수는 “유통기한이 지난 콘돔의 경우 재질의 탄성도가 저하되어 성관계시 찢어질 가능성이 있어 피임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한번 사용했던 콘돔은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 “콘돔을 한번 사용하고 물로 씻은 뒤 다시 사용했어요. 괜찮을까요?”라고 물어보는 글들이 의외로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한번 사용한 콘돔이 물로 씻었다고 해서 새것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콘돔을 처음 개봉할 때 묻어있던 윤활제가 사라져서 성관계시 불편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이 세균에 감염되어 성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현준 교수는 “콘돔은 일회용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콘돔을 재사용할 경우 혹시라도 찢어진 부분이 있어서 피임에 실패하거나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살정제가 묻어있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도 재고해봐야 한다. 피임을 더욱 확실하게 해준다는 생각으로 정자를 죽이는 살정제가 묻어있는 콘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살정제는 사실 효과적인 피임방법이 아니다.
성관계 전 최소 10분 이전에 질 내에 삽입해야하는데 콘돔에 소량의 살정제가 묻어있다고 해서 피임의 확률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살정제를 이용 시 피임 실패율이 약 25%라는 사실과 관계 후 일정 시간동안 세정이 불가하다는 등의 점을 감안한다면 그냥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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