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즐겨먹었는데 짱돌만한 ‘위석(胃石)’이?

입력 2007.02.26 18:06
큰 위석이 위전정부를 틀어막고 있는 모습

겨우내 냉장고에 잘 보관해 놓은 홍시는 겨울철 맛난 간식거리다. 하지만 위궤양 출혈로 위부분절제술을 받았거나 위암 환자들의 경우 감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8세의 한 남성이 배에서 무언가 만져진다며 병원을 찾았다. 4년 전에 위궤양 출혈로 위부분절제술을 받았던 그는 상부 위장관내시경검사를 받은 결과 위석(胃石)이 발견됐다. 내시경으로 제거하려 했지만 위석이 너무 크고 위전정부를 틀어막고 있어 내시경제거가 불가능해 수술을 받았다.

뱃속에 ‘짱돌’만한 위석을 만들게 한 주범은 바로 감이었다. 특히 감은 다른 과일에 비해 식이섬유가 높게 있고 또한 떫은 맛을 가지게 하는 탄닌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식이섬유와 탄닌은 응괴가 잘 돼 위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감에 있는 탄닌은 주로 떫은 맛이 나는 가운데 부분과 씨 주위에 분포하므로 감을 먹고 싶을 때는 단맛 나는 부위를 주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선문 교수는 “위 절제술 등 위 수술을 받았거나 위암 환자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병성 위마비, 결체 조직 질환, 근육긴장 퇴행 위축 등과 같이 위석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더욱 주의해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감을 자주 먹는 사람의 경우 위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한 번쯤 위석을 의심하여 상부위장관 내시경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석은 위내에서 이물질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생기는 돌을 말한다.

원인물질에 따라 식물위석, 모발위석, 약물위석 등이 흔하며 면, 플라스틱, 종이 등의 이물질을 삼킨 후에도 시간이 경과하면 발생할 수 있다. 식물위석의 경우 감이나 말린 자두에서처럼 식물섬유가 응집되어 생긴다. 모발위석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청소년이나 어린이에서 모발을 먹은 후에 모발이 그물망을 형성하여 음식물과 섞여서 생긴다.

위석으로 인한 가장 흔한 증상은 복부 통증이다. 그 밖에 상복부 불쾌감, 복부 종물, 구토나 오심 등이 흔히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증상으로 인해 식욕부진이나 체중감소도 발생할 수도 있다. 위석이 위에 오랫동안 있는 경우는 위벽이 손상되어 위궤양이나 위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한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위장관 폐쇄가 발생하여 수술을 시행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위석의 치료는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방법,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과 제한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조직겸자나 올가미를 이용하여 위석을 자른 후에 제거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며, 레이저나 간 내 담석제거에 사용하는 전기수압쇄석술을 이용하여 분쇄 후 제거하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약물을 이용한 위석제거 방법으로는 셀룰라제 등의 단백질 분해효소와 콜라를 먹어 위석을 용해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하여 위석에 콜라를 주입한 후에 위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치료에도 위석이 분쇄되지 않거나, 위석이 위를 통하여 소장으로 내려가서 장 폐쇄를 일으킬 땐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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