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공기, 숨쉬기도 편해요

임형균, -->
입력 2005.12.23 10:01

기상청에 따르면 요즘 대기 중 습도는 30~50% 선이다.여름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80%를 넘나들 때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건조한데다 난방까지 잘 되는 아파트나 사무실 등 실내 공기는 바깥 공기보다 훨씬 더 건조하다. 어린이나 노인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감기와 같은 호흡기질환, 가려움증 등 피부질환이 걱정이다. 이럴 때 가습기를 틀어 실내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건조한 공기는 왜 해로운가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가래가 끈적끈적해진다. 그런데 습도가 40% 아래로 내려가면 코나 입, 기관지 점막이 마르게 돼 호흡이 불편해지고 가래는 더욱 끈끈해진다. 건조한 공기는 천식과 만성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점점 악화시킨다.

이를 막으려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줘야 한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습도를 매우 높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후두염이 대표적인데, 심할 정도로 가습기를 틀어줘야 한다. 모세 기관지염이 있을 때도 소아과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가습기를 많이 틀어 줘야 한다.

또 공기가 건조하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고, 안구가 건조해져 눈이 뻑뻑한 안건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습기를 틀어주는 것과 아울러 물을 충분히 섭취해 몸의 수분을 넉넉하게 유지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가습기는 어떻게 이용할까

겨울철 실내습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빨래널기, 수경재배, 어항이나 미니분수대 설치 등의 방법이 있으나, 가습기가 효과도 좋고 이용이 편리하다. 가습기는 시간당 최대 400㏄의 물 입자를 공기 중에 뿜어낸다. 가습기는 초음파식, 가열식, 혼합식, 전열식 등이 있다. 초음파식은 가습효과가 빠르고 소음이 적고 가격도 저렴한 편.

감기나 후두염 등 급성감염이 있을 때는 차가운 초음파식 가습기가 좋다. 단점은 차가운 습기를 내뿜어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 가열식(전열식)은 물을 끓여 증발되는 수증기를 확산하는 방법으로 세균번식의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일정 온도까지 상승시키는 데 시간이 걸리고 소음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두 방식의 장점을 취한 것이 혼합식이다. 가습기는 방이나 거실의 중앙에 0.6~1m 높이에 놓는 것이 좋으나, 어린이가 쓰러뜨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관리 잘못하면 세균 덩어리

여름철 냉방기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가습기에도 흔히 서식한다. 이 균은 25~4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공기 중 물방울에 들어 있는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몸에 들어가면 고열, 오한 등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물을 끓이지 않는 초음파식은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갓난아기가 있는 가정에서는 수돗물을 끓인 뒤 식혀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똑똑한 가습기 관리 요령

▶최소한 2~3일에 한번은 물통 등을 깨끗이 청소해라.
▶하루에 한번 이상은 물을 갈아주라.남은 물이 있어도 무조건 버려라.
▶천장·벽·오디오·TV 등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설치하라.
▶가습기를 트는 동안 자주 실내공기를 환기시켜주라

( 임형균기자 hyim@chosun.com )


〈도움말:안강모·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센터 교수, 남궁은경·부천세종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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