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왕 최봉춘 칼럼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대상포진 주의보!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최봉춘 원장
입력
2024-09-02

50세 이상이면 요즘 가장 경계해야 할 질병이 대상포진이다. 환자의 고통이 심해서 통증의 왕이라 불리는 대상포진은 해마다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환자가 몰린다. 

장마와 무더위를 견디면서 체력이 약해진 것이 원인인데, 어릴 적 나타난 수두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숨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한다.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을 연결하는 신경절에는 평소 대상포진이 잠들어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목, 가슴, 등과 허리, 골반과 엉덩이, 얼굴 등에 띠 모양 수포가 나타나는 것이다. 따갑고 쓰라려서 참기가 힘들다. 피부 발진은 주로 좌우 한쪽에만 생기고 전신에 퍼지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초기에는 아직 수포가 보이지 않아 감기 몸살로 오인하기 쉽다. 대체로 피곤하고 열이 나면서 통증을 느끼는데 3일 정도 지나서 수포 띠가 생긴다. 수포, 오한, 발열 등은 대상포진의 의심 증상이니, 이럴 때는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피부의 이상이나 체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신경을 다스리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마취통증의학과가 해당 치료에 가장 전문적인 이유다. 

대상포진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병이 다 낫더라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처음부터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르신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률도 높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도 잘 나타난다. 심지어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상당수의 노인들이 평소 아픈 것을 숨기거나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통증을 참는 경우가 많으니, 이렇게 환절기에는 자녀들이 전화라도 해서 그 아픈 데를 찾아내기 바란다.

만약 환자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까지 겪게 되면 그 피부가 너무 아파서 옷을 입는 것도 고통스럽다. 치료가 끝나서 수포는 사라졌지만 통증 지수가 10단계 중 8~9에 이른다.

본원은 대상포진을 진료하며 신경치료까지 반드시 병행한다. 신경절의 염증과 손상에 약물을 주입해 안정화하는 ‘신경차단술’이다. 그다음은 신경절에 고주파로 열을 쬐어서 손상이 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이 고주파열응고술은 주변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어 안전하다.

물리치료도 효과적이다. 전기자극장치인 페인스크램블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무통 신호를 뇌로 전달해 통증을 잊게 만드는 원리다. 역시 비침습적이며 부작용이 없다.

다만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역시 예방이다. 최근에 나온 주사는 2달 간격 2회 접종으로 무려 97%가 넘는 예방률을 보여준다. 50세 이상부터는 적극 권장한다. 

아울러 30대 젊은 나이라도 대상포진 발병에서 예외가 아님을 밝힌다.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무더위에 야외에서 일한다든가, 잦은 야근 등 체력 소모가 많은 경우에는 신체 회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상포진은 우리 몸의 면역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아무리 젊더라도 충분한 수면과 온전한 식사 등을 챙기기 바란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계절성, 시의성에 따른 통증의 양상과 그 원인, 비수술적치료방법을 쉽게 풀어서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