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우울증·배뇨 장애, 약 부작용일 수도

입력 2016.12.07 08:00

대사 저하, 젊은 층과 다른 부작용
평소와 다른 증상 병원에 알려야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해 약물 대사에 작용하는 간·신장 기능이 떨어져 약물의 흡수부터 배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이는 약물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게 해 약물 부작용 위험성을 높이는데, 특히 수면제·소염성진통제 등은 노인에게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약물 부작용을 노화로 인한 자연적인 증상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층 우울증·배뇨 장애, 약 부작용일 수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항불안제, 몽롱함·우울증 유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의약품은 불안증이나 수면장애를 겪는 노인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의약품이다. 신경을 안정시키고 체온을 낮추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 계열의 일부 약물은 약효가 24~72시간 동안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약물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선욱 교수는 "약물 대사가 느린 노인의 경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을 쓰면 과진정이나 몽롱함 등을 낮에도 느낄 수 있다"며 "이는 비틀거림이나 졸음으로 이어져 활동 중 넘어지는 등 골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벤조다이아제핀은 약물 의존도도 높아 노인에게 우울증이나 불안 등 금단 증상을 남기기도 한다. 반드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면 로라제팜 등 지속 시간이 12시간 정도로 짧은 약물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

◇항콜린성 약, 배뇨 장애·입마름 유발

우울증·만성 통증·야뇨증 등에 쓰이는 삼환계 항우울제나 감기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등 항콜린성 약물도 노인들은 주의해야 한다. 항콜린성 약물은 대소변과 관계된 근육을 조절하고 침 등 소화액을 분비하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 성분이 체내에 오랫동안 남게 되는 노인의 경우 심한 배뇨장애나 입마름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는 "부작용 증상이 심하다면, 같은 효능을 지니면서도 항콜린 부작용이 적은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 환자, 진통제 복용 주의

이부프로펜·나프록센·아세클로페낙 같은 엔세이드 계열의 소염진통제는 관절염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엄준철 약사는 "엔세이드 계열 진통제 중 일부는 혈관 수축을 방지하는 작용을 해 고혈압약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심장병에 쓰이는 항응고제와 함께 복용하면 혈액이 뭉치지 않게 하는 작용이 중복돼 출혈 위험을 높인다"며 "복용 전 의사에게 복용 중인 약물이나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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