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 독성 살균 물질, 폐 굳게 만들어 호흡곤란 유발

입력 2016.05.11 09:12

가습기 살균제 사망 원인 '폐섬유화증'
폐포에 염증 생겨 산소 공급 안돼… 숨차고 마른 기침 계속되면 검사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재조명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했으며, 이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주요 사망 원인은 '폐섬유화증'이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폐섬유화증이 확인된 사람은 221명으로 사망자는 이중 95명에 달한다. 폐섬유화증은 어떤 병이고, 왜 발생하는지 알아본다.

살균 화학 물질이 폐 딱딱하게 만들어

폐섬유화증이란 폐 조직이 굳고 딱딱해져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폐를 구성하고 있는 수억개의 '폐포'는 체내로 들어온 산소를 혈관으로 내보내는데 폐포에 염증이 생기면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해져 산소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부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용현 교수는 "말기에는 호흡곤란이 심해져 결국 사망에 이른다"며 "심장이 폐 대신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무리하게 움직여 심장 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폐섬유화증이 생기는 이유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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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섬유화증은 발생 원인이 명확한 경우와 원인을 모르는 경우(특발성)로 나뉜다. 원인이 명확한 경우는 독성 화학물질을 장기간 흡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성 물질로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든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나 최근 일부 방충제·탈취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클로록실레놀, 나프탈렌, 프탈레이트 등이 있다. 석면 같은 분진(粉塵)도 폐섬유화 유발 물질 중 하나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박무석 교수는 "이러한 물질은 폐 조직에 만성 염증을 유발해 폐 조직을 딱딱하게 만든다"며 "류마티스 질환 등 만성 질환에 의해 생긴 염증이 폐로 전이돼 폐섬유화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 시에도 방사선이 폐 조직의 섬유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폐섬유화증의 원인을 모르는 경우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통칭해 부른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데, 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길병원 폐센터 폐섬유화증클리닉 정성환 교수는 "최근에는 중금속 함량이 높은 미세먼지 역시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른 기침, 계단 오를 때 숨차면 의심

폐섬유화증은 진행이 돼도 환자가 잘 모르는 것이 문제다. 박무석 교수는 "초기에는 숨이 차는데, 고령 환자들은 이를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방치한다"고 말했다. 폐섬유화증은 가래 없이 마른 기침을 반복하다가 2~3년 안에 증상이 급격히 나빠져 가만히 있어도 숨을 쉬기 어려워진다. 김용현 교수는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CT와 폐기능 검사 등을 통해 폐섬유화증이 아닌지 검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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