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감염 예방이 관건… 완벽한 무균 상태서 이식

입력 2015.12.15 07:00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
내비게이션 도입, 정교함 높여… 좌식 생활에 맞는 수술법 개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 장준동(오른쪽 세번째) 교수가 무릎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삽입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 장준동(오른쪽 세번째) 교수가 무릎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삽입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노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 고관절(허벅지 관절)이나 슬관절(무릎 관절)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늘고 골밀도와 근육이 예전만 못한 노인들은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진다. 2050년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630만명의 고관절 골절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고관절 골절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확한 수술 위해 내비게이션 도입

노인 관절질환의 대표적인 치료법이 망가진 관절·연골 부위를 잘라내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는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내비게이션(컴퓨터 항법유도장치)을 도입하고, 충격(고관절)과 간격(무릎 관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했다. 장준동 교수는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고관절의 운동범위가 넓어 수술을 잘못하면 이식한 인공관절 부품이나 뼈끼리 부딪혀 주변 정상조직에 염증이 생긴다"며 "허벅지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예측해 충돌을 최소화하는 각도와 삽입 깊이를 정확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인공관절은 무릎을 굽힐 때와 펼 때의 간격을 19~20㎜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장준동 교수는 "수술 후 무릎을 굽힐 때와 펼 때의 주변 근육의 힘을 정교하게 측정하는 기구를 이용해 수술 후 만족도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다"고 말했다.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는 완벽한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감염문제는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공기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외부 공기의 유입을 완빅히 차단하며, 감염을 막기 위해 수술실 의료진은 외부와 접촉이 완벽히 차단된 옷을 입는다.

◇"동양인 관절 형태·운동범위, 서양인과 달라"

장 교수는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몸집이 작고 다리의 운동 반경이 크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법, 부품 디자인, 재료가 서양인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양인에 맞는 수술법 개발에 앞장섰다. 이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술지가 '관절성형술지(The Journal of Arthroplasty)'인데, 예전에는 아시아에서 진행한 연구결과는 실리기 어려웠다. 2005년부터 아시아·태평양판이 따로 발간되는데, 장 교수가 편집권을 맡았다. 장 교수는 "서양 중심의 의학계에서 아시아의 의술을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지역판 발간은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서 장 교수의 이름 딴 학술대회 개최

인도 정형외과학회는 2007년부터 매년 의사들을 장 교수에게 보내 새로운 수술법을 익히게 한다. 지금까지 40명이 넘는 의사가 장 교수에게 수련을 받았다. 인도에서는 장 교수의 이름을 딴 학술대회(Chang's Orthopaedic Conference)가 열린다. 장 교수는 아시아 인공관절 수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아시아인공관절학회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준동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 오래 쓸 수 있는 장비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병원을 인공관절 수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센터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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