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천연발효빵 레시피, “몸에 이로운 천연발효빵 맛, 궁금하시죠?”

입력 2013.12.26 09:59 | 수정 2013.12.26 10:05

천연발효빵

초겨울 오후 2시, 천연발효빵을 만드는 이주화 씨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베이커리 ‘브로테나인’을 찾았다. 작은 가게 안에는 빵을 고르는 손님이 있어 잠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 볕이 따스해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다리는 그 10분 동안, 빵 냄새가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깨닫게 됐다. 난생처음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포근하면서 고소한 냄새에 취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게 아닌가. 기분이 좋아져서인지 빵 봉지를 가슴에 안은 채 가게를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미소를 띤 듯 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원래 이 시간은 한가한 편인데, 오늘 따라 손님이 많아 벌써 빵이 동나고 말았지 뭐예요. 혼자서 소소하게 만들고 있는데, 한번 맛본 사람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수줍게 웃으며 등장한 주인장, 이주화 씨의 손에는 빵 접시가 들려 있었다. 빵은 소박한 생김새였다. ‘천연발효빵은 과연 맛이 있을까?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단팥빵을 집어 들었다. 한 입 베어 물면 아찔할 정도로 달던 단팥빵 맛이 아니었다. 팥 본래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끝 맛은 담백하기까지 했다. 시골 할머니가 집에서 만들어 주던 팥떡과 비슷했다. 두 번째 빵을 집어 들었다. 검정콩과 견과류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 평소 먹던 빵과 달리 딱딱했고,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 입, 두 입, 세 입…. 어라? 씹을수록 담백하고, 숨어 있던 구수함이 올라왔다. 빵을 먹고 신기해하는 내게 이주화 씨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

“우리 집 빵을 처음 사가면 남편들이 먹어 보고, ‘이게 뭐야?’라고 타박하신데요. 그런데 한두 번 먹어 보면 ‘그 빵 어딨어?’라고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맛이 없는 게 아니라 처음 먹어본 맛에 익숙지 않았던 거죠. 먹을수록 편안한 맛 때문에 자꾸 찾게 된답니다.”

자연을 품은 천연발효빵
그가 굽는 빵맛의 비밀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에 있다. 많은 사람이 맛을 위해 버터, 설탕, 인공감미료 등을 넣지만 그는 도리어 덜어내면서 지금의 맛을 찾아냈다. 밀가루, 물, 자연에서 배양한 천연발효종이 전부다. 사실 그도 처음에는 이런 빵을 만들 자신이 없었다. 머릿속에만 있는 이상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조차 ‘사람들이 정말 맛있게 먹을까’란 물음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맛을 찾았다는 느낌표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서른아홉에 처음 베이킹을 배울 때부터 꼬박 15년 동안 노력해 얻은 결실이다.

천연발효빵

처음부터 고집스레 우리밀 가루만 사용했다. 우리밀 가루는 수입 밀가루보다 글루텐이 적게 들어 있고, 녹말가루는 많아 먹으면 속이 거북하지 않고 소화가 잘 된다. 그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하고, 추운 겨울을 지나 수확한 가을밀은 농약을 뿌리지 않아 안전하다”고 했다. 씨앗, 과일, 채소, 꽃, 열매, 뿌리 등 부재료도 친환경농산물만 사용한다. 그의 설명을 듣자니 빵이 곧 자연과 다름없게 느껴졌다.

또 다른 비밀은 발효다. 빵이 부푸는 이유는 효모 때문이다. 그는 인공효모 이스트 대신 천연효모를 직접 배양해 빵을 발효시킨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떠다닌다. 이런 미생물을 과일과 채소로 배양시켜 천연발효액종을 만들고, 이것에 우리밀을 더해 발효종을 만든다.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지만 건강한 빵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그의 모든 빵에는 천연발효종이 씨앗처럼 들어가기 때문에 특유의 풍미가 가득하다.

“천연효모를 이용해 빵을 만들다 보면 세상의 모든 존재가 서로 돕고 상생함을 알게 돼요. 자연에 산재한 균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일, 또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일…. 이런 생각을 하면 빵 만들기, 참 잘한 것 같아요.”

천연발효빵, 발효액종부터 만들자
천연발효빵은 먼저 과일이나 채소로 발효액종을 만들고, 그것에 우리밀을 더해 발효종을 만드는 것이다. 발효액종과 발효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초보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실망하지 말고 노력하자.

발효액종

Step 1 발효액종 만들기

과일이나 채소를 적당한 온도에 두면 공기 중 유익한 균이 달라붙어 발효가 시작된다. 과일 속 당이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처음 발효액종 만들기에 도전한다면 건포도를 추천한다. 건포도는 당도가 높아 천연효모균이 쉽게 배양되고 효모균의 힘도 강하다. 발효액종을 만들기 적절한 온도와 시간은 보통 23~28℃로, 실온에 두었을 때 겨울에는 1주일 이상, 여름에는 3~4일이면 된다.

재료 건포도 100g, 원당(또는 꿀이나 유기농 설탕) 1작은술, 물 300mL

만들기
1 건포도는 물에 가볍게 씻어 뚜껑이 있는 투명 용기에 담고 원당과 물을 넣는다.
2 ①의 뚜껑을 덮어 병을 위아래로 뒤집으며 흔들어 재료를 섞고, 기포가 생기는지 관찰하며 효모를 활성시킨다.
3 시간이 지나면 건포도 사이에 작은 기포가 생겨나 병 표면에 띠를 이룬다. 색은 처음보다 약간 탁해지고, 향은 새콤하다.
4 병을 살짝 기울이거나 흔들었을 때 탄산가스가 올라오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리면 발효가 끝나 발효액종이 된 것이다. 이때 물러진 건포도는 바닥에서 위로 올라와 중간과 윗부분에 떠 있다.
5 ④를 체에 걸러 건더기를 제외한 액체만 배양시키던 병에 다시 담는다.

※ 발효액종은 냉장고에서 7일가량 보관할 수 있다.

발효종

Step 2 발효종 만들기

‘발효원종’, ‘씨반죽’이라고 하는 발효종은 영국에선 ‘사워도우’, 프랑스에선 ‘르뱅’이라 불린다. 세 번의 배양 과정으로 얻을 수 있는 발효종에는 풍부한 천연효모균과 유산균, 이로운 유기산이 많다. 3차까지 배양된 발효종은 양이 꽤 많으므로 밀폐용기나 위생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서 1주일가량 보관할 수 있다. 그 안에 1~2회 밀가루를 더해 재반죽하면 한 번
만든 발효종을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장기간 보관하려면 냉동 보관하고, 빵 만들 때 실온에서 천천히 해동해 사용하자.

재료 발효액종 50mL, 우리밀 가루 450g, 물 400g

만들기

1차 배양 1 배양한 발효액종에 우리밀 가루 50g을 넣고 주걱으로 가볍게 섞는다.
2 ①의 반죽을 투명한 유리 용기에 넣고 실온에서 3시간 정도 두어 발효시킨 뒤, 냉장고에 넣고 24시간 숙성시킨다.
3 1차 배양된 반죽은 처음보다 2배 부풀고 성근 기포가 생긴다. 병의 옆면을 보면 큰 기포와 작은 기포가 섞여 있다.

2차 배양 4 볼에 ③과 우리밀 가루 100g, 물 100mL을 넣고 반죽한다.
5 ④의 반죽을 투명한 유리 용기에 넣고 실온에서 3시간 정도 발효시킨 뒤, 냉장고에 넣고 24시간 숙성시킨다.
6 실온에서 3~4시간 두면 처음 반죽의 2배가 된다. 향긋한 냄새가 나고 막걸리 맛이 난다.

3차 배양 7 볼에 ⑥과 우리밀 가루 300g, 물 300mL를 넣고 반죽한다.
8 ⑦의 반죽을 용기에 넣고 실온에 3시간 정도 두어 발효시킨 뒤, 냉장고에서 24시간 숙성시킨다.
9 3차 배양하면 반죽은 연한 미색을 띠며 찰기가 생긴다. 350g짜리식빵 6~7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천연발효빵

Step 3 천연발효빵 만들기

발효종, 우리밀, 물의 기본 재료에 약간의 천일염, 원당, 식물성 기름을 넣으면 거의 모든 종류의 빵을 구울 수 있다. 발효종과 우리밀은 1 : 1로 섞고 물을 넣어 반죽한다. 물은 가루량의 60~70%를 넣는데, 발효액량에 사용된 물의 양을 제외한 만큼 넣는다. 예를 들어 반죽에 발효종(우리밀 가루 50g, 물 50mL) 100g과 우리밀 100g을 섞을 때 총 가루량은 150g이 된다. 이것의 60~70%인 90~105mL에서 발효종에 들어간 물량 50mL를 빼면 전체 물의 양은 40~55mL가된다. 소금은 가루 100g당 1%, 식물성 기름은 가루량의 0~10%가량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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