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견과류… 비빔밥도 포함
다이어트·노폐물 배출 좋지만 빈혈·골다공증 환자 조심해야

인간은 원래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었는데, 열을 가해 조리를 하면서부터 음식을 많이 먹고 조리 과정에서 변형·파괴된 영양소를 섭취하게 됐다고 한다. 그 결과로 비만·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만성피로·통증 등 여러 '현대병'이 등장했으며, 로푸드가 이런 질병을 예방하고 낫게 하는 건강식이 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로푸드, 비만 예방·디톡스 효과
로푸드는 45도 이상의 열로 조리하지 않은 식품으로, 녹즙·생과일 주스와 녹색잎 샐러드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애호박이나 당근을 가늘게 썰어 스파게티 면을 만들거나, 채소를 김에 싸 김밥처럼 먹기도 한다. 간식으로 먹는 견과류나 말린 과일도 로푸드다. 로푸드 식사법의 원칙은 로푸드와 익힌 음식의 비율을 8대2로 맞추는 것이다. 로푸드 요리연구가 전주리씨는 "비빔밥·쌈밥도 로푸드라고 할 수 있다"며 "꼭 8대2 비율을 맞추지 않더라도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로푸드를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로푸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이어트 효과다. 전주리씨는 "날 것을 먹으면 씹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식이섬유가 거칠어 많이 못 먹게 된다"며 "나는 1년 반 동안 로푸드만을 먹어 10㎏을 뺐다"고 말했다. 로푸드는 효소, 비타민B·C, 식물영양소와 같은 영양소를 파괴 없이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효소는 고온에서는 활성도가 떨어지는데, 조리를 안 한 식품은 효소 활성도가 높아서 우리 몸의 신진 대사가 원활하도록 돕는다. 전주리씨는 "그 덕분에 당뇨병 등과 같은 대사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소화 잘 안되면 섭취 주의
로푸드 식사법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민혜선 교수는 "로푸드가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화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달리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로푸드는 익힌 음식에 비해 소화·흡수율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필요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며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피할 것을 권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로푸드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소화하기 가장 힘든 영양소"라며 "위염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은 위산 분비가 안 되고 소화 효소가 적으므로 가급적 익힌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빈혈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도 로푸드를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로푸드에 많은 식이섬유가 빈혈과 골다공증 치료에 중요한 칼슘·철분과 같은 미네랄도 흡착해서 배출하기 때문이다. 또 생채소 등에는 칼륨이 풍부한데, 칼륨 배설이 안 되는 신부전 환자가 생채소를 먹으면 부정맥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로푸드를 고집하지 않고도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로푸드와 익힌 음식을 적당한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다. 이정주 파트장은 "채소는 생것과 익힌 것을 반씩 먹으면 좋다"며 "영양 균형이 잡힌 식단이란 밥, 국, 김치를 기본으로 하고 단백질 반찬 한 가지, 익힌 채소와 생채소 한 가지씩을 갖춰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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