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막는 유일한 방법은 '소음 피하기'

입력 2010.07.06 16:33

록 음악 팬인 건설업체 토목 엔지니어인 안모(37)씨는 중학교 때부터 하루종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다. 8년 전 취직한 뒤로는 발파음, 아스팔트 분쇄기 소음, 대형덤프트럭 소리와 함께 낮시간을 보내고,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열창하며 하루를 마친다. 안씨는 요즘들어 부쩍 회식 자리에서 남의 말을 놓친다. 그는 올 봄 직장 건강검진에서 고음역 청력이 동년배보다 많이 낮아 남보다 난청이 빨리 올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난청 발생 연령대가 낮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소음이다. 난청의 3가지 원인은 유전, 노화, 소음이다. 이 중 유전과 노화 요인은 막을 수 없지만 소음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현대인은 그러나 이어폰을 쓰거나 나이트클럽·노래방에 가는 등 오히려 소음을 일부러 만든다.

청각신경은 일단 손상되면 되살릴 수 없으므로 어릴 때부터 소음을 피하면서 청력을 보호해야 한다. 사진은 60대 남성이 청각검사를 받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독서나 컴퓨터 작업 등으로 생기는 눈의 피로는 먼 곳을 쳐다보면 수정체 모양이 복구되면서 어느 정도 풀린다. 하지만 청각은 다르다. 임현우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청각세포에 쌓인 소음의 피로는 누적되며, 나중에 고요한 곳에서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며 "어릴 때부터 소음을 최대한 피하는 습관을 들여야 청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10~20대: 이어폰 대신 헤드폰

10~20대 대부분은 이어폰을 끼고 MP3 등을 듣는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이 최근 대학생의 이어폰 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MP3 볼륨을 최대치의 80%로 맞추고 1시간씩 들으며,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볼륨을 거의 최대로 높이는 사람이 많았다. 배 소장은 "90db 수준의 천둥이나 오토바이 굉음을 귀에 달고 다니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원장은 "이어폰은 소리를 중이에 직접 쏘아 댄다"며 "이어폰보다는 귓바퀴를 통해 외이부터 순서대로 소리를 전달하는 헤드폰이 덜 해롭다"고 말했다.

>> 30대: 버스·전철에서 귀마개

학생 시절 이어폰으로 귀를 혹사한 사람은 출퇴근 때만이라도 귀마개를 써서 청력을 보호해야 한다. 배명진 소장은 "버스와 지하철내 소음은 60 ~80db로 반복 노출되면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유발하며, 자동차 경적은 115db로 하루 15분이 최대 허용치"라고 말했다. 공장 작업자는 귀찮아도 반드시 귀마개를 쓰고 일해야 한다. 기계 작업을 하는 공장의 실내 소음은 100~110db에 이른다. 귀마개를 하면 95db 이상 소음의 25~50%가 감소된다.

>> 40~50대: 노래방 삼가고 회식은 조용하게

이 연령대의 상당수는 이미 난청이 시작됐다. 최종욱 원장은 "최소한 퇴근 후 왁자지껄한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지 말라"며 "시끄러운 호프집이나 노래방의 소음도는 100db 정도로, 하루 2시간 이상 노출되면 청력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호프집과 노래방을 거쳐 밖에 나오면 귀가 멍하고 이명(耳鳴)같은 소리가 귀를 맴돈다. 이런 현상을 느낄 정도의 소음은 이미 시작된 난청을 더 빨리 악화시킨다.

노인성 난청 자가진단표

보청기는 귓바퀴에 걸치는 모양부터 귀에 쏙 들어가는 손톱만한 크기의 고막형 보청기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 소리이비인후과 제공
1. 전화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2. 2명 이상과 동시에 대화 하기 어렵다.

3. TV 볼륨을 자꾸 높여 주변 사람이 시끄럽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4. 호프집이나 시끄러운 식당 등에서 옆 사람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5. 대화 중 상대방에게 "뭐라고요?"라고 계속 되묻는다.

6. 대화 상대방이 중얼거리거나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 같다.

7. 여자나 어린이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8.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계속 울린다.

9. 특정한 소리가 너무 크거나 성가시게 들린다.

10. '스, 츠, 크, 프' 등의 파열음이 잘 안들린다.

11. '발'이나 '달'처럼 비슷한 말을 구분하기 힘들다.

※3개 이상 해당하면 난청을 의심해볼 수 있음. 〈출처: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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