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면 골수 활성화돼 건강이 좋아져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피 부족' 때문에 수술이나 응급 수혈을 제 때 하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된다. 사람들이 헌혈을 외면하면서 수술이나 사고로 인한 응급환자에게 사용할 혈액 공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헌혈량은 계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약간 늘었지만,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고령화로 혈액부족 심화할 것"
전체 헌혈자 중 신규 헌혈자는 2004년 18%에서 2008년에는 19.5%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혈액 전문가들과 보건당국은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혈액 부족은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며 "향후 혈액부족 사태로 수술을 하지 못해 가족과 이웃을 잃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모든 국민이 더욱 적극적으로 헌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규섭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수술받는 환자 등이 늘어 수혈이 필요한 사람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저출산 때문에 헌혈을 할 수 있는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각국은 혈액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헌혈 기준을 17세 이상에서 16세 이상으로 낮추는 주(州)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65세 이하인 헌혈 가능자 기준을 70세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헌혈 기준은 까다로워져
그러나 무턱대고 헌혈을 많이 받을 수는 없다. 혈액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혈액 안전성에 관한 기준이 대폭 까다로워져, 헌혈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피를 뽑더라도 검사에서 탈락해 폐기되는 비율도 높아졌다.

◆헌혈자 20대 남성 편중 해소해야
혈액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혈액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강한 성인이 헌혈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군인·예비군 및 20대 남성 계층에 헌혈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일본은 30세 이상이 70%이고, 미국은 50%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전체 헌혈자 중 30세 이하가 80%에 달한다. 또, 미국·일본은 남녀 비율이 거의 같은데, 우리나라는 여성 비율이 2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헌혈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헌혈 연령층을 넓히고 여성 헌혈을 활발히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규섭 교수는 "일부 기업에서 실시하는 '사회봉사 마일리지'에 헌혈이 포함돼 있다. 이런 제도를 확산시키는 것이 헌혈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옥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사람이 일생에 걸쳐 피를 수혈받을 확률이 10%다.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내가 헌혈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헌혈은 건강에 도움된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헌혈 과정에서 에이즈나 간염 등에 감염될 수 있다는 오해를 한다. 임춘화 대전 을지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매스컴에 보도되는 혈액 사고는 모두 수혈할 때의 감염 사고다. 헌혈할 때 쓰는 채혈바늘, 채혈백 등 모든 소모품은 한번 사용한 뒤 폐기하는 무균 처리 일회용품이므로 헌혈로 인해 다른 사람의 질병이 옮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