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외상성 척추 골절, 사고 후 신속한 수술 치료가 회복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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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공사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 얼마 전, A씨도 병원 근처 공사장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응급실로 실려 왔다. 몸 여기저기 타박상으로 가득했던 A씨는 특히 허리 통증을 가장 심하게 호소하는 상태였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A씨의 허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상 검사를 진행했다. X-ray 검사에서 요추 2번 골절이 확인됐고, MRI와 CT 촬영을 통해 골절의 형태와 주변 조직 상태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단순한 압박골절이 아닌 외상성 척추 골절인 방출성 골절(Burst Fracture)로 진단됐다.

방출성 골절은 척추 한 부위가 골절되며 그 뼛조각이 척추 주위로 방출되거나 신경관 쪽으로 밀려드는 형태다. 대부분 사고로 발생하며 특히 높은 곳에서의 추락, 교통사고, 스포츠 활동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과 달리 젊은 환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방출성 골절은 단순 척추압박골절과 달리, 골절된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하여 저림, 방사통, 심한 경우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A씨는 신경학적 증상은 없었지만, MRI 상에서 척추 골절로 인해 뒤쪽 신경관 공간으로 골절편이 침범해 신경이 눌린 상태였다.

치료 방향은 TLICS(Thoracolumbar Injury Classification and Severity Score) 스코어를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 스코어를 통해 척추 골절의 형태, 후방 인대 상태, 신경학적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치료 방침을 세울 수 있다. TLICS 스코어가 3점 이하일 경우 보존적 치료를, 4점인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며, 4점을 초과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A씨는 신경학적 증상은 없었지만,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이 손상되어 변형이나 신경 손상의 위험이 높고, 후방 인대 상태도 불안정했기 때문에 TLICS 스코어 4점을 초과해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수술은 약 1cm 크기의 작은 9개의 구멍을 뚫어 부러진 척추를 고정하고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먼저 요추 2번의 추가 골절을 막기 위해 골시멘트로 해당 부위를 메운 후,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눌린 신경관을 충분히 넓혔다. 그 후 흉추 12번, 요추 1번, 요추 3번에 나사를 삽입하고, 막대(rod)를 이용해 척추를 고정했다. 이 과정에서 척추가 서로 힘을 받아 추가적인 골절이나 신경 손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수술 후 A씨는 약 2주간 입원해 치료받았다. 척추 내시경 수술 덕분에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른 편이었다. 이후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는 연습을 통해 허리에 부담을 덜어주었다. 큰 사고였지만, 수술과 재활을 잘 마친 A씨는 퇴원 전 검사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외상성 척추 골절은 대부분 예기치 않은 사고로 발생한다. 척추 골절과 신경 손상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한 외상으로 척추에 손상이 발생했다면,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119 등을 통해 응급 구조를 요청하여 안정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칼럼은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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