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보다 저체중이 ‘자살 사망’ 더 위험… 왜?

입력 2025.01.14 06:30

서울성모병원 연구

저체중인 사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체중·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 보다 자살 위험이 0.7배에 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저체중인 사람은 자살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1.44배 높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과학과 이승환 교수 연구팀은 BMI(체질량지수) 정도가 자살 사망 위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2009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404만5081명의 BMI와 자살 사망 위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의 정보를 2021년 12월31일까지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저체중 집단(BMI < 18.5kg/m²)은 정상 체중 집단(BMI 18.5~23kg/m²)에 비해 자살위험이 1.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체중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만성 신장 질환 유병률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여성이 66.74%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비흡연자가 70.38%, 비음주자가 56.88%로 비율이 더 높았다.

오히려 체중이 증가할수록 자살 위험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체중 집단(BMI 23~25kg/m²)의 위험도는 정상 체중 집단 대비 0.79배, 비만1 집단(BMI 25~30kg/m²)은 0.76배, 비만2 집단(BMI > 30kg/m²)은 0.71배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소득, 흡연, 음주, 운동, 정신질환 발병 여부,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병 여부 등을 반영해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지방 조직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렙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렙틴은 배고픔과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도록 뇌에 신호를 보내는데, 비만은 뇌가 렙틴에 덜 반응하게 만든다. 렙틴에 대한 저항성 증가는 뇌의 '보상 처리 경로'를 변경해 특정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충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저자 이승환 교수는 “신체 이미지, 피해의식 및 괴롭힘, 섭식장애, 수면문제 등 심리적 요인이 자살위험과 저체중의 연관성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며 “향후 자살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중 보건 자원을 어디에 투자하는지 검토해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정신의학’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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