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암’ 남성에서 특히 많다는데… 이유는?

입력 2024.02.28 22:30
남성이 배를 만지는 모습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양성 위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는 타액을 통해 전염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키스병’이라고도 불리는 감염성 단핵구증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위암의 경우 전체의 약 10%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양성 위암(EBV 위암)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 의학계에서는 이 바이러스의 양성 유무를 위암 세포의 분자적 특성을 구분하는 네 가지 기준 중 하나로 발표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치료받은 환자 4587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남녀 성별에 따른 EBV 위암의 양상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남성 위암 환자의 13.3%가 EBV 위암인 반면 여성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자체가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다보니 총 환자 수 역시 남성이 약 10배 많았다.

생존률의 경우 남성에서 EBV 위암의 5년 생존율은 90.8%로, 그 외의 위암(85.3%)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지만, 여성은 EBV 유무에 따라 각각 88.5%, 87.0%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EBV 위암에 대한 남녀 면역체계 차이가 이 같은 결과와 관계가 깊다고 추정했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젠 등 성호르몬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전반적으로 높아 EBV 양성 위암 발병률 자체가 낮고 발생해도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남성은 EBV 양성 위암의 발생률이 높지만 전이는 잘 안되며 생존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분화도가 낮은 미만형 점막하 침윤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남성 EBV 양성 조기위암이라면 부담이 큰 위절제술 대신 내시경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astric Cance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