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 시즌이 한창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요산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는다. 이러한 '고요산혈증'은 지금 당장 질환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방치하면 별다른 증상 없이도 통풍,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퓨린 식품 과다하게 먹으면 요산 수치↑
요산 수치는 퓨린이 많은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높아진다. 퓨린은 단백질의 일종인데 분해되는 과정에서 요산으로 변한다. 적정량의 요산은 대사 과정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고퓨린 식품을 많이 먹어 혈중 요산 수치가 7.0mg/dL이 넘어가는 고요산혈증에 이르면 요산이 체내에 축적되기 시작한다.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서미령 교수는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된 요산을 현미경으로 보면 크리스털처럼 뾰족하다"며 "여기에 면역체계가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염증반응이 여러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퓨린은 육류나 어류에 골고루 포함돼 있고 특히 내장에 많다. 알코올 역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방해해서 결과적으로 소변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주류 중에서도 퓨린 함량이 많아 요산이 높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고요산혈증, 증상 없이 통풍에다 고혈압까지 유발
요산이 쌓여 발생하는 대표 질환은 통풍이다. 요산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누비다 관절액, 연골 등에 축적되면서 발병한다. 통풍에 걸리면 발작적으로 극심한 관절통을 겪는다. 환자 수는 2015년 33만8302명에서 2019년 45만9429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요즘엔 서구화된 식습관에 2030 젊은 통풍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풍의 무서운 점은 별다른 징조가 없다는 것이다. 서미령 교수는 "통풍은 엄지발가락 통증 외엔 별다른 징조가 없는 편"이라며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 중 약 5%는 9.0mg/dL이 넘는 요산 수치를 보이는데 이는 5년 이내에 통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고요산혈증은 고혈압의 주요 인자이기도 하다. 요산이 혈관의 내피세포를 공격해 혈관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혈전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고혈압 환자 4명 중 한 명꼴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질환 막으려면 “생활 습관 개선 필수”
건강검진에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건 평소에 고퓨린 음식과 알코올을 많이 먹었다는 뜻이므로 식습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육류 중에선 돼지 내장과 지방이 많은 부위에, 어류 중에선 등푸른생선에 많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참치통조림은 퓨린 덩어리라고 알려져 있어 요산 수치가 높게 나온 사람은 되도록 먹지 않아야 한다. 또 맥주 외에 모든 알코올은 요산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후 당분간만이라도 음주는 자제하는 게 좋다. 반대로 비타민C는 요산 배출을 촉진한다. 평소에 먹는 과일이 부족하다면 영양제로 보충할하면 좋다.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서미령 교수는 "퓨린은 육류, 어류 외에 대부분 음식에 분포돼 있어서 과식은 그만큼 많은 퓨린을 섭취한다는 뜻"이라며 "과식을 줄이고 물을 많이 먹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