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균' 발라 아토피 치료… 미국서 신약 개발 중

입력 2021.04.23 09:48

환자 면역체계 활용해 피부에서 원인균 감소시커

피부 연고 사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세균이 든 약제를 투여했더니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토피 피부염은 약이나 연고로 치료해도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질 뿐,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을 만성 습진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97만2928명에 이른다. 아토피 피부염은 어린 시절에만 심하다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의외로 성인이 되어서까지 낫지 않아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 이에 최근 미국에서는 세균을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세균' 이용한 아토피 치료제 효과 입증돼
미국 UC 샌디에이고 의대 피부과 리차드 갈로 교수팀은 세균(박테리아)을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신약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54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중 2/3은 7일 동안 하루 2회씩 세균이 포함된 약을 발랐고, 나머지는 위약을 발랐다. 약제에 첨가된 세균은 아토피 피부염이 없는 건강한 환자들로부터 추출한 '포도상구균 호미니스(Staphylococcus hominis A9)'라는 균주였다. 실험은 참가자 본인이 어떤 약을 바르는지 알지 못하는 '이중 맹검' 형태로 진행됬다. 실험 결과, 세균이 든 약제를 바른 사람들은 피부의 염증이 감소했다. 또한 피부 표면에서 아토피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균으로 아토피 피부염을 낫게 할 수 있었던 원리는 인간 본연의 '면역 체계'에 있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는데, 이때 유익균을 투여하면 알아서 유해균과 싸우면서 균형을 회복하게 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미생물을 이용한 치료는 이미 다른 질환에서도 시도되어 왔다. 특히 '대변이식'으로 불리는 장질환 치료가 유명하다. 특히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이라는 감염성 장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생물 치료가 염증성 장질환, 면역항암제 미반응자 등을 대상으로도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부작용 적은 게 장점… 상용화까진 시간 걸릴 듯
연구팀은 세균을 이용한 약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꼽았다. 영국 NHS(건강보험공단) 피부과 고문인 카스텐 플로르 박사 또한 "자연에서 유래된 세균을 이용했기 때문에 기존의 스테로이드 등 약제보다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며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 중에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스테로이드 약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 건조, 피부 두께 감소, 혈압 상승, 신장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리바운드' 현상도 흔하다.

한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떠오르는 신약이 하나 더 있다. 생물학적 제제인 '두필루맙(사노피社 듀피젠트)'이다. 지난 2014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12주간 두필루맙을 투약한 환자의 85%는 습진 증상이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40%는 습진이 완전히 사라졌다. 위약군에서 35%가 증상이 줄고, 7%가 완전히 나은 것에 비해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보인 것. 두필루맙은 지난해 국내에서도 국소치료제와 전신면역억제제에도 효과가 없는 중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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