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임상시험 활발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3상 진행 중
투약 3년째 큰 이상 없이 증상 개선
1년 1~2회 투약… 내년 연구 완료
신약 특례 대상 안 되면 임상 고려를

◇성인 아토피 환자 증상 심각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등 완치에 대한 기약이 없다. 성인 환자는 평균 유병 기간이 23~28년으로 길고, 이들의 20~46%가 중등에서 중증 상태인 것으로 보고된다. 아토피 피부염이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를 경우, 전신에 걸쳐 발진이 나타나고, 심각한 가려움증, 피부건조증, 갈라짐, 피부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붉어짐, 딱지, 진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상태에 따라 치료제가 다르다. 경증은 주로 국소면역조절제나 국소스테로이드를 바르는 치료를 하고, 중등도나 중증에서는 광선치료나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로 치료한다. 그런데 전신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을 장기간 남용하면 부신피질기능저하, 신장 독성,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2018년부터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낮춘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이 국내 도입돼 증등도나 중증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약값이다.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를 비급여로 투여할 경우 연간 약값만 750만~1800만원이 발생한다. 산정특례 적용을 받으면 본인부담금은 10%로 줄어든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염의 산정특례는 기준이 까다롭다. 전신면역조절제(사이클로스포린·MTX) 등의 치료를 3개월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 호전이 없는 중증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경증과 중증 사이에 있는 '중등도' 환자들은 적합한 치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치료제 개발 중
최근 다양한 피부염 치료제가 개발 중이다. 지난 3년간(2019년 6월~2022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총 13개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줄기세포 치료제이다.
현재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중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은 강스템바이오텍의 '퓨어스템-에이디주'다. 이 약은 특정 인자만을 '억제'해 증상을 개선시키는 기존 치료제와 다르다. 손상된 면역체계 항상성을 복원하는 기전의 '동종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이다. 체외에서 배양해 주입하면, 염증 환경에 존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항원을 인지해 다양한 면역조절인자를 분비한다. 이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 유발에 관여하는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의 활성을 다각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21개 병원에서 임상 3상 시험 중이다. 투약 3년까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결과, 사망이나 악성종양 등 중대한 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EASI-50(습진중증도평가지수 50% 개선) 달성 비율은 1년 시점 58%(69명 중 40명), 2년 시점 66%(50명 중 34명), 3년 시점 75%(52명 중 39명)였다. 해당 장기추적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5년 시점인 2023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
안지영 과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면역체계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데, 줄기세포 치료제가 면역을 바로 잡아 아토피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장기간 임상이 진행됐지만 큰 부작용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만 투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약 대상 안되면 임상 참여도 기회
지난해 10월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3상에 참여한 유모(30)씨는 행운의 케이스다.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심했고, 전신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 기존 치료에 전념했지만 뚜렷한 호전이 없어 지쳐갈 때쯤 의료진에게 임상시험 참여 권유를 받았다. 그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미리 기존 약물을 처방받아 두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는데, 다행히 투여 후 증상이 점차 완화돼 임상 참여가 끝난 현재까지도 음식 알레르기 증상 외에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장기 치료에 지쳐 민간요법을 신뢰하는 환자도 많다"며 "일반적인 치료로 조절이 안되고, 신약 산정특례 대상도 안된다면, 임상시험 참여를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지영 과장은 "최근 임상시험 설계가 환자 중심으로 변해 참여 환자 모두가 시험약을 투여받을 수 있는 '전환설계'가 도입되고 있다"며 "임상시험 참여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더 일찍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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