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의 건강학..."이야기 나눠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

입력 2020.05.17 17:13
수다떠는 노년층
전문가들은 노년층 대화가 인지기능, 신체기능, 정서기능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클립아트코리아

꾸준한 운동이나 올바른 식습관이 건강에 좋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운동이나 식습관처럼 중요한 건강 습관이 있다. 바로 '말하기'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일수록 그렇다. 대화를 제대로 하지 않는 노년층은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덴마크 코펜하겐 병원 연구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타인과 대화하지 않는다. '점잖아 보이지 않는다'는 편견 때문이다. 

◇인지, 신체, 정서기능 모두에 긍정적 효과

전문가들은 노년층 대화가 ▲인지기능 ▲신체기능 ▲정서기능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먼저 대화를 할 때는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의 세 과정이 함께 이뤄져 뇌에 다양한 자극이 간다. 익숙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좋고, 낯선 사람과 대화해도 좋다. 새로운 환경에서 처음 본 사람과 대화하면 전두엽에 새로운 연결망을 형성, 뇌 인지기능에 좋은 영향을 준다.

신체기능 측면에서는 특히 심혈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천나은병원 오동주 원장은 "최근 미국에서는 노인정 같은 복지시설에서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노년층이 가볍게 운동하는 노년층보다 건강한 심혈관을 가진다는 논문이 있다"며 "대화는 혈관 속 스트레스 물질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고독감을 낮춰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호르몬을 분비시킨다"고 말한다.​

정서 안정은 대화가 유발하는 대표 순기능이다. 인간은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 노년층일수록 감정 표현이 서툴고, 사회생활에서 멀어지다보니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하다. 가급적 친한 사람을 만들어 틈날 때 마다 대화하는 게 좋다.

◇조용한 곳에서 매일 대화하라

노년층이 편안하고 즐겁게 대화를 이어나가려면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조용한 곳에서=청력이 저하된 노년층이 잡음이 많은 곳에서 대화하면 의사소통이 어렵다. 강동우 교수는 "상대방 말을 잘 듣지 못해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뇌도 제대로 자극받지 못하니, 조용한 곳에서 대화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감정을 표현하기=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해 참는 노년층이 많다. 대화할 때 느끼는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말하기와 듣기 5대5 비율로=대화는 '핑퐁'처럼 오가야 뇌에 자극이 된다. 자신의 가치관만 고집하지 말고,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이해하는 과정은 필수다. 김광준 교수는 "말하고 듣기가 5대5 비율로 이뤄져야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매일 1번 이상 대화=하루에 1번은 누군가와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게 좋다. 전화나 메시지보다 실제로 만나 오감(五感)을 활용해야 인지·신체기능 자극이 크다. 친구와 약속이 없는 날에도 산책 삼아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자주 가는 가게 주인에게 인사를 하거나,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도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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