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날이 더워질수록 세균과 곰팡이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세균과 곰팡이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활발히 활동하는 탓이다. 특히 여름에 주의해야 할 감염질환 5가지를 알아봤다.

 

PART 1. 여름 감염질환의 원흉, 세균과 곰팡이

 

세균과 곰팡이

세균과 곰팡이, 서로 어떻게 다른가
세균과 곰팡이는 모두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이다. 우리 몸에 해를 안 끼치는 종류도 있지만, 적지 않은 종류가 질환을 유발하는 ‘병원균’에 속한다. 둘의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세균은 대개 하나의 세포로 이뤄진 미생물이다. 세균의 세포에는 핵막이 따로 없어 유전물질(DNA)이 세포질을 떠다닌다. 반면 곰팡이는 대부분 여러 개의 세포로 이뤄졌다. 유전 물질을 담는 핵을 둘러싼 막도 있어 핵과 세포질이 명확히 구분된다. 이에 따라 세균과 달리 고등 미생물에 속한다. 번식 방법도 세균은 세포를 둘로 분열해 증식하는 ‘이분법’을 이용하는 반면, 곰팡이는 보통 ‘포자(홀씨)’를 흩뿌리면서 증식한다.

더울수록 활발한 이유
세균과 곰팡이가 유독 날이 더울 때 활발히 활동하고 증식하는 이유는 뭘까?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박만성 교수는 “세균의 활동 최적온도는 25~37℃, 곰팡이의 활동 최적온도는 25~30℃ 정도”라며 “이때 세균과 곰팡이가 생성되기 위해 필요한 효소들이 가장 활발히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산병원 감염내과 박윤수 교수의 말에 따르면 세균이나 곰팡이 같은 병원균에 의해 우리 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감염’이다. 감염이 일어나면 면역세포들이 달라붙어 병원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싸우고, 이로 인해 염증·고열·통증 등이 생긴다.

 

바이러스
바이러스

잠깐, 바이러스도 여름에 더 잘 퍼지는 것 아닌가요?
날이 더우면 바이러스도 창궐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기온과 큰 관련이 없다. 호흡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오히려 겨울에 유행한다. 박만성 교수는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에는 공기중 수증기가 많고, 이것이 무거워져서 바이러스와 함께 바닥으로 잘 가라앉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유독 해산물을 먹고 노로바이러스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왜일까? 박만성 교수는 “굴이나 조개에 노로바이러스가 잘 번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 여름에는 단지 겨울에 비해 바다를 찾는 사람이 많고, 이로 인해 해산물을 먹는 경우 역시 잦기 때문으로,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ART 2 . 여름에 잘 생기는 5대 감염질환

 

세균성 식중독 환자수(2014년, 단위: 명)

식중독

식중독이란 무엇인가?
식중독은 병원균이 있는 음식이나 물을 먹음으로써 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버섯독이나 농약 같은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여름엔 세균에 의한 식중독이 주를 이룬다.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병원성대장균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음식물에 세균이 섞여 들어오면 구토나 설사가 생기는데, 이는 몸이 세균을 밖으로 빼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세균이 장(腸)벽을 뚫고 들어가는 경우에는 소화기 증상 외에, 몸에서 열이 날 수도 있다. 또 일부 세균은 장기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기보다 독소를 내뿜는다. 독소는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 장애 같은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식중독균
식중독균

대처법은?
복통, 설사, 구토,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한두 끼 금식하고 수분과 칼로리를 충분히 보충해주면 하루 내로 대부분 회복된다. 설사한다고 지사제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세균이 몸에 남아 오히려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혈변, 발열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이질균이나 O.157균은 신부전이나 패혈증 등을 일으켜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설사에 피나 끈끈한 점액이 섞여 나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법은?
식중독균은 4℃ 이하나 60℃ 이상 온도에서 잘 증식하지 못하므로 유제품이나 육류 등의 재료를 구입 후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고, 필요한 경우 가열해서 먹는다. 특히 육류는 냉장고 안쪽에 깊숙이 넣어 놓는다. 냉장고 바깥쪽은 문을 여닫을 때 온도가 높아지는데, 한여름엔 이 정도만으로도 고기가 상할 수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구이용은 3~5일, 갈아놓은 것은 1~2일 이상 보관하지 않는다. 휴가 때 여행 가면서 차 트렁크에 음식이나 식재료를 넣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반드시 아이스박스를 써야 한다.

 

 

결막염 환자수(2014년, 단위: 명)

결막염

결막염이란 무엇인가?
안구를 감싸고 있는 분홍색 조직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외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도 잘 생기지만, 여름에는 세균이나 곰팡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따갑다. 특히 눈에 분비물이 과도하게 생겨 아침에 눈 뜨기가 어려우면 세균성 결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처법은?
보통 특별한 치료 없이도 2주 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항생제 성분의 안약을 넣으면 수일 내로 증상이 빠르게 완화되므로 병원을 찾는 게 효과적이다.

예방법은?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고, 콘택트렌즈를 낀 채 수영하는 것을 삼간다.

 

 

어루러기 환자수(2014년, 단위: 명)

어루러기

어루러기란 무엇인가?
말라세지아라는 곰팡이균의 감염에 의해 피부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흰색, 갈색의 연한 반점이 생기지만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은 거의 없다. 비만이거나 땀이 많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상체에 잘 나타나는데, 살이 잘 접히는 겨드랑이나 땀 분비가 활발한 가슴에 주로 생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어루러기가 몸 전체를 덮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대처법은?
초기에 항진균제로 곰팡이 증식을 막아야 한다.

예방법은?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땀이 밴 옷이 계속 피부에 닿지 않도록 자주 갈아입어야 한다.

 

 

발무좀 환자수(2014년, 단위: 명)

무좀

무좀이란 무엇인가?
무좀은 피부사상균(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피부질환이다. 피부사상균은 각질에 기생하고 이를 영양분으로 생존하는 곰팡이다. 무좀은 피부 어디든 생길 수 있지만 발에 가장 흔히 서식한다. 날이 습할 때 피부사상균이 잘 자라기 때문에 장마까지 겹치는 한여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발에 무좀이 생기면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짓무르거나 습기에 불어서 하얘지기도 한다. 피부가 딱딱해지고 갈라지면서 각질이 벗겨질 수도 있다. 특히 네 번째·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에 무좀이 잘 생긴다. 이 공간이 해부학적으로 발가락 간격 중 가장 넓어 땀이 고이기 쉽기 때문이다. 발톱에도 무좀이 생길 수 있다. 발톱에 무좀이 생기면 발톱이 노랗게 변하거나 두껍고 울퉁불퉁해진다. 끝이 부서지는 경우도 많다. 발톱무좀을 방치하면 발톱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무좀균
무좀균

대처법은?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는 게 기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연고를 4~8주 정도 꾸준히 바르면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졌다고 바로 약을 끊었다간 금세 재발한다. 균이 양말이나 신발 등에 남아 있다가 다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사라졌다 해도 병원에서 곰팡이균 검사를 받고 완전히 없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증상이 없어지고 2~3주 뒤까지 약을 바르는 게 안전하다.

예방법은?
슬리퍼나 샌들처럼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다. 땀에 젖은 양말은 바로 갈아 신고, 평소에 신발 두세 켤레를 번갈아가며 신는 게 좋다. 신발을 보관할 때는 신문지를 구겨 넣어 습기를 제거하거나, 신발 안쪽을 알코올로 닦은 뒤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무엇보다 발 씻을 때 발가락 사이, 발톱 속, 발가락 옆까지 꼼꼼히 닦아야 한다. 발을 씻은 후 드라이기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특별한 증상이 없고 발 냄새만 심해도 피부 각질층이 이미 감염된 것일 수 있어, 발 씻는 데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급성질염 환자수(2014년, 단위: 명)

질염

질염이란 무엇인가? 여성의 자궁과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인 질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성관계로 인해 감염되는 트리코모나스질염과 곰팡이에 의한 칸디다질염, 세균에 의한 세균성질염이 대표적이지만, 여름에 잘 생기는 것은 칸디다질염과 세균성질염이다. 질과 그 주변이 따갑고 간지러운 증상이 생기고, 분비물이 많아진다. 질 분비물이 흰색이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면 칸디다질염, 노란색이거나 악취가 나면 세균성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김찬주 교수는 “질과 요도가 가깝기 때문에 질에 있던 세균이나 곰팡이가 방광으로 들어가 방광염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병원균이 자궁경부까지 올라가면 골반염이 생길 위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불임으로까지 이어진다.

질염균
질염균

대처법은?
칸디다질염과 세균성 질염 모두 보통 항생제를 쓰면 일주일 안에 증상이 사라지만, 증상이 심하면 한 달 이상 치료해야 할 수 있다. 약은 질에 삽입하는 질정 형태의 항생제가 주로 쓰인다. 가려움을 완화하는 약도 같이 쓸 수 있다.

예방법은?
팬티라이너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김찬주 교수는 “분비물이 잦다고 해서 팬티라이너를 사용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는 뒷부분이 비닐로 돼있어 통풍을 막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순면으로 된 팬티를 입고 매일 갈아입는 게 가장 안전하다. 또 가려운 증상이 생겼을 때 무조건 여러 번 씻는 것은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씻고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이 번식할 뿐 아니라, 피부 겉에 있는 유분막이 벗겨져 나가면서 피부가 더 가려워질 수 있다. 칸디다균은 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수영장, 바닷가 등에 몸을 오래 담그지 않고, 이후에 깨끗이 외음부를 씻고 충분히 말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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