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우리 아이, 맞벌이 부모 탓?

맞벌이 부부에게 자녀들의 여름방학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아이가 신나게 방학 계획을 세우는 동안 부모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여 년 간 도시근로자가구 중 맞벌이가구는 점차 증가(26%→32%)하고 있는 추세. 이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아동 성폭력 사건으로 맞벌이 가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맞벌이 직장인 4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맞벌이를 그만두고 싶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44.2%가 '아이에게 엄마나 아빠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라고 응답했다.

보통 맞벌이 부모는 퇴근이 아이의 귀가보다 늦어, 아이들은 방과 후 사실상 ‘방임’상태에 놓인다. 집에 혼자 있는 아이들은 TV나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등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맞벌이 부모는 대안으로 학원을 선택한다. 경제적 부담을 안으며 학원 교육을 감행하는 부모는 자연히 남보다 높은 학습 결과를 기대하게 되고, 이는 아이에게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맥박이 빨라지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음식물의 소화, 흡수에 장애가 생긴다.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오게 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키도 그만큼 덜 자라게 된다. 또한 부모 역시 회사 업무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미국 로체스터 메디컬 센터 연구팀은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와 자녀의 발병 사이의 연관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부모의 싸움,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불안과 같은 스트레스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수록 아이가 아플 확률은 1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열을 동반한 질병은 36%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성장기 아이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는 성장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다. 또한 맞벌이 부모는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부모가 부재중인 시간, 아이들의 식사시간은 불규칙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아이들은 고열량 음식인 햄버거, 치킨,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나 과자,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성장기에 필수적인 무기질이나 비타민, 식이섬유 등이 부족해지기 쉽다. 식품 첨가물에 의한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무절제한 식습관은 영양 과잉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운동부족으로 이어져 비만해지기 쉽다.

성장기의 경우 체지방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사춘기도 일찍 와 초경이 빨라진다. 초경 후 2년 정도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에 키 클 시기도 줄어든다. 성호르몬 분비가 평균보다 빨라 초기엔 월등하게 키가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역전돼 평균키에도 이르지 못하는 증상이 ‘성조숙증’이다. 키 성장엔 때가 있다. 방학이라는 ‘무한 자유’의 시간이 ‘무한 방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강하고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한 때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섎즺怨� �댁뒪 �ъ뒪耳��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