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생체리듬을 잡아라!

입력 2006.05.29 18:58   수정 2006.06.02 18:01

월드컵이 코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아무리 늦은 밤이나 새벽에 경기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4년을 기다려온 만큼 놓치지 않고 보겠다고 각오를 불태우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나라 게임까지 열심히 보다간 자칫 생활리듬이 깨어져서 만성피로에 시달릴 수 있다.

일단 월드컵 기간에는 생활리듬이 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업무상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가능하면 녹화 등을 하여 낮 시간에 보도록 한다. 뇌가 잠을 원할 때 무리하게 깨어있으면 낮 동안의 졸음증은 물론, 집중력 저하와 정서장애 유발로 작은 일에 화가 나거나 업무능률이 떨어지고, 실수나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새벽 2~4시경 하는 프로그램을 볼 결심을 세웠다고 가정하자. 월드컵 기간 동안 그 시간대에 깨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면시간을 조절한다. 예를 들어 9시부터 2시까지 자고 다시 잠자지 않고 일어나서 일상적인 일을 하는 스케줄에 맞추어본다. 이 기간에는 짧은 시간을 자더라도 잘 자는 것이 최선. 잠 들기 1시간 30분 정도 전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수면을 방해하는 탈수를 예방한다. 간, 생선, 달걀, 우유 등 숙면에 좋은 역할을 하는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식품 섭취도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TV나 조명을 꺼 수면 환경을 조성하고 잠에서 깬 후에는 햇볕을 쬐거나 조명을 밝게 해 몸을 적응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밤에 잠을 못잤다고 대낮이 되도록 누워있게 되면 같은 8시간을 잤다고 하더라고 더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정상적인 리듬을 찾는데 오래 걸릴 수 있다. 따라서 밤잠을 잘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되도록이면 원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다면 낮잠을 좀 자거나, 초저녁에 자두는 식으로 적응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래도 낮 시간에는 졸리거나 정신이 멍한 상태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카페인이 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탈수와 식욕저하, 인위적인 각성 등을 일으켜 몸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낮 시간에 정신이 멍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걸어본다든지, 주변을 산책하는 등의 활동을 해본다. 몸을 움직여주면 기능을 제대로 찾기 쉬워지므로 멍한 증상이 없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나른하고 식욕도 떨어진다. 입안이 까칠하다 보니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 때와 상관없이 배고플 때 먹는 불규칙한 식생활을 초래하기 쉽다. 잠을 자는 시간은 변화했을지라도 일반적인 식사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TV 시청을 하면서 스낵이나 과자류 등을 먹는 경우, 살이 찌기 쉽고 또 그 이후에 잠들게 되면 기능성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수도 있어 밤에는 되도록이면 먹지 않도록 한다.

밤에 TV를 시청할 필요가 없어 제 리듬을 찾고 싶을 때에는 평상시 수면시간에 맞추어 생활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등 평상시 수면시간에 몸이 이완될 수 있도록 한다. 잘 시간에 지나친 활동이나 운동을 하여 몸을 각성시키는 일은 피하도록 한다. 대신 낮이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평상시보다 활동을 늘여본다. 예를 들어 평상시 30분씩 운동을 했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로 낮의 활동을 늘여주는 것이, 몸이 제 기능을 찾아가도록 돕게 된다. 

/ 도움말 = 박민선·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동선·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원장

/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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