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前 이건희 회장이 받았던 그 치료… '저체온 요법' 확산 추세

입력 2020.01.10 09:18

심근경색 이어 뇌경색에도 적용, 차가운 패드 붙여 체온 떨어뜨려
염증·뇌압 낮춰 뇌 손상 최소화

환자의 체온을 32~36도로 낮추는 '저체온 치료'가 심근경색에 이어 뇌경색 환자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저체온 치료는 심부(深部) 체온을 낮춰 신진대사를 느리게 하면서 세포 파괴를 최소화해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다. 201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심정지가 발생하고 24~48시간 이내에 저체온 치료를 하면 사망률이 줄고 의식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수십년 전 연구로 증명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 70여 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심근경색 환자에게 활용되고 있다.

'저체온 요법' 그래픽
최근에는 뇌경색 환자에게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20여 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호걸 교수는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안되면 뇌세포가 사멸하면서 염증과 부종이 생긴다"며 "이 과정에서 뇌가 붓게 되는데, 뇌압이 높아지면서 정상적인 뇌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 체온을 떨어뜨리면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고 뇌압도 떨어져 추가적인 뇌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신진대사가 느려지면서 뇌세포가 죽는 정도도 줄어든다.

뇌경색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면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한 응급 치료가 먼저 이뤄진다. 이 때 뇌 손상 범위가 크다고 판단되면 저체온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는 "뇌출혈 환자는 저체온 치료를 하면 출혈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주로 뇌경색 환자에게 시행한다"고 말했다. 홍지만 교수는 '저체온 치료는 빠른 시간 내 뇌경색이 급격하게 진행하는 환자보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저체온 치료는 4도 정도의 차가운 물이 든 패드를 환자의 몸에 붙인다〈사진〉. 1~4시간 동안 차가운 물이 순환하면서 체온을 32~36도로 떨어뜨린다. 체온을 낮추면 부정맥, 전해질 불균형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선별을 잘 해야 하고,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3일 정도 낮은 체온을 유지했다가 3일에 걸쳐 천천히 정상 체온으로 회복시킨다. 저체온 치료는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치료비 부담이 200만원이었는데 30만원 선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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