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연골이 닳아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이나 어깨에 주로 발생하는 게 사실이지만, 연골과 관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우리 몸에는 200여 개의 뼈와 이 뼈들을 이어주는 100여 개의 관절이 있다.
발목 역시 관절염이 생기는 부위다. 발목은 체중의 98%를 견디는 다리의 일부분이자, 척추와 연결돼 몸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 구조물 중 하나다. 다행히 내측과 외측 양쪽으로 뼈가 지탱하는 발목의 안정적인 구조 덕분에 무릎 관절보다는 관절염 발생 빈도가 적다. 하지만 이로 인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문제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통증이 견딜만한 수준에 있다 보니 악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
발목 관절염의 약 70%는 과거 발목 골절이 있었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발목 염좌가 반복됐을 때 발생한다. 염좌나 골절과 같은 외상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발목을 접질린 후 며칠이 지나도 부어있거나 통증이 계속되며, 특히 걸을 때 발목이 불안정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흔히 ‘삐었다’고 하는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나기 때문에 관절 유지 등의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심할 경우 뼈가 탈골되거나 관절이 정상 범위 밖으로 벗어나기도 한다. 또 손상된 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본래 강도로 회복하지 못해 쉽게 발목을 접질리는 발목불안정증으로, 더 나아가서는 발목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연골 손상이 바로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치료 초반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로 염증을 잡는다. 그러나 충분한 보존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중기나 말기 관절염으로 악화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특히 발목 관절의 연골이 다 닳아 거의 없는 말기 관절염은 관절의 기능을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 관절 치환술이나 발목을 고정해주는 발목 유합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학준 교수는 “많은 사람이 발목이 붓고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져도 쉬다 보면 자연스레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발목 관절염은 한 번 발생하면 원래 발목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에는 정상에 가까워질 만큼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발목 관절염은 염좌와 골절 등의 외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상을 조심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운동을 통해 발목 불안정성을 개선하고, 주변 근력을 강화시켜 유연성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운동은 근육과 관절에 압박을 주기 쉬워 철저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이 선행돼야 한다.
평소 계단 오르기나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도록 올렸다 내리기, 발의 오목한 부분에 밴드를 걸어 당겨주는 운동 등은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 발목이 좌우로 틀어지지 않도록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 역시 발목 보호에 도움이 된다. 특히 너무 높은 하이힐이나 키높이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학준 교수는 “외부 활동 시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이나 발목 테이핑 등은 도움이 된다"며 "여기에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발목 주변의 근력을 강하게 하는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만약 발목을 접질린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