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폐, 발암물질에 오래 노출… 손상 쉽고 재생도 안돼

입력 2016.12.28 08:48

[메디컬 Why] 전체 3위 폐암, 65세 이상 1위인 이유

65세 이상 노인 폐암 환자 급증… '1일 1갑' 30년 후 폐암 가능성 커
폐렴·폐결핵 심하게 앓아도 위험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 1·2위는 위암과 대장암(갑상선암 제외)이지만 65세 이상에선 폐암 발생이 가장 많다. 2014년 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암 중 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13.8%로 가장 많고, 폐암은 11.1%로 3위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폐암이 전체 암의 19.8%를 차지해 1위다. 또 노인 폐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 65세 이상 노인 폐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445명으로 2010년(인구 10만명당 256명)보다 185명 증가했다. 발병률을 따지면 2014년 기준 노인 암 1위인 폐암은 젊은 성인(35~64세)의 1위 암인 위암(인구 10만명당 86명)보다 약 5배로 높다.

왜 노인에게 폐암이 급증하고 있고, 폐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일까? 폐암은 5년 생존율이 25.1%로 췌장암(10.1%)에 이어 생존율이 낮은 '독한 암'이므로, 노인들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 1·2위는 위암과 대장암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에 가장 많이 생기는 암은 폐암이다. 폐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아 노년기에 악성종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 1·2위는 위암과 대장암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에 가장 많이 생기는 암은 폐암이다. 폐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아 노년기에 악성종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사진=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란희
폐,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아

65세 이상부터 폐암 발생이 늘어나는 이유는 폐는 상처를 입으면 회복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는 손상을 입으면 염증이 생긴다. 폐에 생긴 염증은 폐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고 딱딱하게 굳게 만들거나 조직 변형을 가져온다. 한 번 굳거나 조직이 변형된 폐는 재생되지 않는다. 또한 폐는 쉬지 않고 산소를 흡입하고 혈액 속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데, 이러한 호흡 과정에서 폐는 흡연과 간접흡연, 오염된 공기로 인해 계속 피해를 입는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폐는 상처투성이가 돼 폐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더욱이 다른 장기와 달리 폐는 직접적인 손상을 입는 유일한 장기다. 외부 공기가 기도를 거쳐 곧장 폐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장승훈 교수는 "나이가 들면 폐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고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노인 폐암이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1980년대 높은 흡연율, 노인 폐암 원인

현재 노인 세대가 젊었을 때인 1980년대에 흡연율이 높았던 것도 노인 폐암이 늘어나는 이유다. 보건복지부 흡연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약 30년 전인 1985년에는 30~39세 성인 남성 10명 중 7명(74%)이 담배를 피웠다(현재 남성 흡연율 39.3%).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류정선 교수는 "매일 담배 1갑을 피면 30년, 2갑을 폈다면 15년 뒤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수십 년 전부터 피웠던 담배가 현재 폐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10~30배로 높으며, 담배를 15년 간 끊어도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병률이 1.5~2배로 높다.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된 것도 문제다. 집안 인테리어 마감재인 페인트나 벽지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나 콘크리트 또는 토지에서 자연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Radon)'은 1급 발암물질로, 모두 폐암 발병을 높인다. 이와 함께 중금속이 섞인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진 것도 노인 폐암을 늘리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류정선 교수는 "평생 숨을 쉬면서 공기 속 수많은 물질이 폐에 들어갔다가 나오게 된다"며 "흡연 또는 간접흡연은 물론, 공기 중 발암물질이 폐 속에 오랫동안 쌓이게 되면 노인이 돼서 폐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폐렴·폐결핵도 주의

빈도는 낮지만 폐렴·폐결핵·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폐질환을 심하게 앓았을 경우, 폐에 상처가 남아 폐암 가능성을 높인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철 교수는 "화상을 입고 나면 흉터가 남듯, 폐도 폐렴이나 폐결핵을 심하게 앓으면 상처가 나는데, 이런 상처 부위에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러 역학조사에 따르면 폐렴이나 폐결핵을 앓은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폐암 발생 확률이 10~30% 더 높다고 알려져있다. 폐암은 의심할 만한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기침이나 가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가볍게 넘기기 일쑤다.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우홍균 교수는 "폐암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며 "과도한 흡연력(매일 한 갑씩 30년 이상)이 있다면 저선량 폐CT를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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