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증상 비슷, 구분 어려워

김모(45)씨는 최근 기침·가래·미열이 생겼지만 흔한 감기 증세라고 생각해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증상이 안 낫고 열이 오히려 심해졌으며, 관절통까지 생겼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업무를 하기도 힘들었다. 김 씨는 결국 가족 권유로 병원을 찾았고 단순 감기가 아닌 '폐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결핵균 등으로 인해 기관지와 폐에 염증이 발생하여 기침·가래·고열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노인에서부터 영ㆍ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하며, 일교차가 심하고 기온이 낮은 12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다. 목에 통증이 생기고 가래·기침이 많아지는 게 감기와 비슷해 병을 방치하면서 증세가 악화하기도 한다. 고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오지연 교수는 “기침이 지속되거나 고열, 흉통, 호흡곤란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흉부 촬영을 통해 폐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렴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특히 위협적인 질병이기도 하다. 노인이 폐렴에 걸리면 치료를 받더라도 건강한 성인과 달리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국내 폐렴 사망자의 98%가 60세 이상인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인은 대부분 폐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폐렴에 걸리면 병을 잘 이겨내지 못하고, 기존에 앓고 있던 당뇨병·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도 문제다. 증상이 잘 눈에 띄지 않는 경우고 많다. 오지연 교수는 “노인에게서 폐렴은 무기력함, 식욕부진, 호흡수 증가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노인 폐렴은 방치 시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사망률이 높으므로 조기에 의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평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특히 흡연은 폐의 방어능력을 떨어뜨려 폐렴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흡연자는 금연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나 노인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