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호흡 멈춰 산소 부족 상태… 뇌·심장에 치명적

입력 2016.07.06 04:00

수면무호흡증
활성산소 증가해 혈액·혈관 노화… 10년 방치, 심혈관질환 위험 급증
수면다원검사로 정확한 진단 후 시술·수술, 적정 체중 유지로 개선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낮동안 정신이 맑지 않아 일의 능률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뇌·심장에 직격탄

수면무호흡증의 문제는 호흡이 제대로 안되면서 우리 몸의 산소가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같은 온갖 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산소에 민감한 장기인 심장과 뇌가 가장 위험하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수면무호흡증 환자 1552명을 대상으로 18년간 관찰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10년 까지는 큰 차이가 없다가 10년이 지나면서 심혈관질환 발생에 급격한 차이를 보였다. 대한수면의학회 이상학 이사장(성바오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자다가 심근경색·뇌졸중으로 돌연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혈액과 혈관을 노화시킨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이 수면무호흡증 환자 20명과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20명을 대상으로 혈액 2㎖를 뽑고 혈액 세포의 노화도를 측정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그룹이 정상 그룹에 비해 혈액 세포의 노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학계에 따르면 유병률은 1~4% 정도이다. 서울일리노이치과 김명립 원장은 "소아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절반 미만에서 얼굴이 길어지고 입천장이 좁아지는 얼굴형의 변화도 생긴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산소에 민감한 장기인 심장과 뇌를 병들게 한다. 사진은 뇌파·호흡 정도·심전도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모습.
수면무호흡증은 산소에 민감한 장기인 심장과 뇌를 병들게 한다. 사진은 뇌파·호흡 정도·심전도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경증이면 수술·고주파, 중증엔 양압기

수면무호흡증은 자가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자는 동안 온몸에 센서를 붙여 뇌파·근전도·심전도·호흡·혈액 내 산소 포화도 등을 확인, 자는 동안 호흡이 얼마나 자주 끊기는지, 얕은 수면·깊은 수면·꿈꾸는 수면 등이 적절히 잘 이뤄지는지 알아보는 검사다. 검사비가 60만~100만원으로 비싸지만, 현재 정부에서는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에 관해 논의 중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이 되면 목젖을 잘라 기도를 넓히는 수술을 하거나 수술없이 고주파로 혀 등 점막을 지져 조직을 축소, 공기 통로를 넓혀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는 턱 교정 장치를 쓰거나 혀·입술 근육운동을 한다. 김명립 원장은 "혀·입술 운동을 해서 근육의 힘이 길러지면, 혀뿌리가 뒤로 밀려 들어가 기도를 막을 위험이 줄어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중등도 이상이면 양압기를 쓴다. 양압기는 잘 때마다 코에 착용해 코와 목구멍에 공기를 주입, 숨길을 열어 호흡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하는 기기이다. 이상학 이사장은 "양압기 역시 150만~40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쓰면 바로 주간 졸림증 개선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 10% 늘면 수면무호흡증 위험 6배

수면무호흡증은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살이 찌면 기도 주변과 혀에 지방 조직이 증가해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다. 체중이 10% 증가하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이 6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도 좋지 않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점막이 부으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중추신경계에서 호흡 중추를 억제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진다. 하루 평균 한 잔의 술을 마시면 수면무호흡증 위험도가 25% 증가한다. 니코틴 역시 기도 근육을 약화시켜 기도를 좁게 만들어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된다.

☞수면무호흡증

잠잘 때 10초 이상 숨을 멈추거나 숨이 줄어든 횟수가 1시간에 5회 이상인 상태. 코 안, 입천장, 편도, 인두, 후두 등 상기도의 다양한 부위가 막혀 나타난다. 성인의 5%가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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