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활성산소 증가해 혈액·혈관 노화… 10년 방치, 심혈관질환 위험 급증
수면다원검사로 정확한 진단 후 시술·수술, 적정 체중 유지로 개선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낮동안 정신이 맑지 않아 일의 능률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뇌·심장에 직격탄
수면무호흡증의 문제는 호흡이 제대로 안되면서 우리 몸의 산소가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같은 온갖 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산소에 민감한 장기인 심장과 뇌가 가장 위험하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수면무호흡증 환자 1552명을 대상으로 18년간 관찰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10년 까지는 큰 차이가 없다가 10년이 지나면서 심혈관질환 발생에 급격한 차이를 보였다. 대한수면의학회 이상학 이사장(성바오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자다가 심근경색·뇌졸중으로 돌연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혈액과 혈관을 노화시킨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이 수면무호흡증 환자 20명과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20명을 대상으로 혈액 2㎖를 뽑고 혈액 세포의 노화도를 측정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그룹이 정상 그룹에 비해 혈액 세포의 노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학계에 따르면 유병률은 1~4% 정도이다. 서울일리노이치과 김명립 원장은 "소아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절반 미만에서 얼굴이 길어지고 입천장이 좁아지는 얼굴형의 변화도 생긴다"고 말했다.

◇경증이면 수술·고주파, 중증엔 양압기
수면무호흡증은 자가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자는 동안 온몸에 센서를 붙여 뇌파·근전도·심전도·호흡·혈액 내 산소 포화도 등을 확인, 자는 동안 호흡이 얼마나 자주 끊기는지, 얕은 수면·깊은 수면·꿈꾸는 수면 등이 적절히 잘 이뤄지는지 알아보는 검사다. 검사비가 60만~100만원으로 비싸지만, 현재 정부에서는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에 관해 논의 중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이 되면 목젖을 잘라 기도를 넓히는 수술을 하거나 수술없이 고주파로 혀 등 점막을 지져 조직을 축소, 공기 통로를 넓혀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는 턱 교정 장치를 쓰거나 혀·입술 근육운동을 한다. 김명립 원장은 "혀·입술 운동을 해서 근육의 힘이 길러지면, 혀뿌리가 뒤로 밀려 들어가 기도를 막을 위험이 줄어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중등도 이상이면 양압기를 쓴다. 양압기는 잘 때마다 코에 착용해 코와 목구멍에 공기를 주입, 숨길을 열어 호흡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하는 기기이다. 이상학 이사장은 "양압기 역시 150만~40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쓰면 바로 주간 졸림증 개선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 10% 늘면 수면무호흡증 위험 6배
수면무호흡증은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살이 찌면 기도 주변과 혀에 지방 조직이 증가해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다. 체중이 10% 증가하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이 6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도 좋지 않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점막이 부으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중추신경계에서 호흡 중추를 억제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진다. 하루 평균 한 잔의 술을 마시면 수면무호흡증 위험도가 25% 증가한다. 니코틴 역시 기도 근육을 약화시켜 기도를 좁게 만들어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된다.
☞수면무호흡증
잠잘 때 10초 이상 숨을 멈추거나 숨이 줄어든 횟수가 1시간에 5회 이상인 상태. 코 안, 입천장, 편도, 인두, 후두 등 상기도의 다양한 부위가 막혀 나타난다. 성인의 5%가 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