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염 앓는 사람,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위험 높다"

입력 2016.04.06 08:30

국내외 연구결과 잇따라 발표… 치주염 환자, 발병 위험 1.93배
치태 세균이 혈관 통해 전신 영향… 구조 비슷한 손발 관절 염증 유발

류마티스관절염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을 관리, 치료해야 하는 대표적인 만성 전신성 염증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자기 몸을 외부에서 침투한 적(敵)으로 착각해 뼈와 조직을 공격한다. 왜 면역시스템이 적군과 아군을 헷갈리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최근 전세계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의 원인이 치주염(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관련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치주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의 상관관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치주염과 류마티스 연관성 학계 인정

지난 달에 열린 '제8회 잇몸의 날'에서 일산병원 치주과 김영택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5340명의 환자 데이터를 종합해 '치주염과 생활습관병의 상관관계'를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치주염을 가지고 있을 때 류마티스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1.17배나 높았다. 또한 2015년 경북대 치전원과 울산과학대 치위생과, 경북대 과학기술대학 치위생학과가 공동으로 연구한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한 류마티스관절염과 치주질환의 관련성'을 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4446명에 대한 치주질환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류마티스관절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 위험성이 1.93배 높았다. 2015년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와 치과 이효정 교수팀도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척추염(척추 관절이 염증에 의해 서서히 굳는 질환) 환자 84명 중 50%가량이 만성치주염을 앓고 있었다고 밝혀낸 바 있다. 이윤종 교수는 "입속 세균(P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은 몸속에 들어가서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특징이 있는데, 변형된 단백질이 항원이 돼 관절염 등을 유발한다"며 "치주염은 초기 류마티스관절염을 발생·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주염과 류마티스관절염과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는 국내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상태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Pubmed)에 게재된 류마티스관절염과 치주염을 연구한 논문은 430개(3월 기준)에 달한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주지현 교수는 "4년 전부터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류마티스관절염과 연관성이 깊다는 것에는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인도 하이데라바드 니잠연구소의 다모다람 포티쿠리 박사 역시 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 환자군과 정상인 대조군을 비교해보니,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치주질환을 앓을 위험이 4.28배 높다고 밝혔다.

치주염을 유발하는 P 진지발리스균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치주염을 유발하는 P 진지발리스균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치주염 일으키는 세균 혈관 타고 영향

어떻게 치아와 관절 사이에 공통 분모가 존재하는걸까. 가장 유력한 것으로 치태 세균의 일종인 'P 진지발리스균'이 지목되고 있다. 이 균은 구강내 점막에 존재하다가 혈관으로 칩입, 먼거리에 위치한 뼈 관절에까지 가서 염증 등 영향을 미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더욱이 잇몸과 치아의 경우, 뼈와 뼈가 만나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관절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잇몸 염증과 관절 염증은 비슷한 병리현상을 갖기 쉽다. 주지현 교수는 "치주염이 발생하면 잇몸 조직과 뼈의 연결 부위에 손상을 입는 것이, 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해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과 기전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의 키딜 모엔(Ketil Moen) 박사는 '관절액 내에서 구강세균의 DNA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잇몸 관리로 세균 증식 억제해야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악화 위험을 줄이려면 평소 잇몸 관리를 통해 P 진지발리스균을 억제하는게 중요하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설양조 교수는 "치주염은 음식 섭취 시 자연스럽게 생기는 치태 세균막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또 누구나 예방할 수 있다"면서 "치주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치태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P 진지발리스균 등 입속 치태 세균을 없애려면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의 이물질을 깨끗히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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