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死別 스트레스만으로도… 심근경색 발생 2배

입력 2015.03.18 09:09

혈압 높여 심장에 부담 주기 때문… 소리내서 울기 등 감정 표출해야

가정주부 김모(65)씨는 6개월 전 남편과 사별했다. 췌장암에 걸린 남편이 끝내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김씨는 남편을 잃은 상실감이 커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가족들은 김씨의 행동이 배우자 사별 후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달 후 건강하던 김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사별 스트레스가 심장병 유발

김씨처럼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은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 2014년 영국 세인트조지 의대 데릭 쿡 교수가 60~89세 노인 중 배우자와 사별한 3만 447명과 배우자가 있는 8만 358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별한 그룹은 30일 이내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14배,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이 2.4배였다.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낮 시간에 햇볕을 쬐면 사별 스트레스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낮 시간에 햇볕을 쬐면 사별 스트레스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혈압을 높이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런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는 "배우자의 사별 같은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도 고갈된다"며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우울증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우울한 사람은 스트레스가 지속돼 심장과 혈관에도 병이 들고 있으므로 병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별 스트레스 이기는 법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사별 후 한 달간은 심혈관 질환에 취약하므로 정신과 신체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한다. 김지욱 교수의 도움말로 사별 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리 내서 울어라=감정을 억누를 때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심해진다. 울고 싶다면 억지로 참지 말고 큰 소리로 울어 감정을 배출해야 한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을 함유하고 있다. 카테콜아민은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데, 눈물로 이를 배출할 수 있다.

고인의 이야기를 해라=믿을 수 있는 사람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고인의 이야기를 자제하면 오히려 감정이 억압될 수 있다. 직접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면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해 타인과 접촉해본다.

햇볕을 쬐며 산책=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낮 시간에 햇볕을 쬐면 많이 분비된다. 한낮에 20~30분간 산책을 하자. 밖에 나가기 싫다면 창문을 활짝 열고 집 안에 햇볕이 들어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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