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砂(황사)보다 무서운 실내 공기… 오염 물질 흡입 위험, 실외의 1000배

입력 2015.03.04 09:16

세계보건기구 등 자료서 밝혀져… 독성도 실외 공기의 2~5배 수준
가스불로 요리할 때 최다 발생, 가구·전자제품·동물도 오염 원인

3월에 '대형 황사'가 올 수도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황사 전용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평소의 7~10배 이상 팔리고, 예정된 실외 행사가 연기되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루에 들이쉬는 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실내 공기'의 위험성은 간과되고 있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공기 오염이 원인이 돼 사망하는 사람은 700만 명 정도인데, 이중 약 61%(430만 명)가 실외 공기가 아닌 '실내 공기' 탓에 사망한다.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양원호 교수는 "황사에도 오염 물질이 많지만 황사는 가끔 오고 사람들이 잘 대처하는 편"이라며 "실내 공기는 요리 등을 하며 쉽게 오염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한 채 온종일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더 나쁘다"고 말했다.

평소 실내 공기의 오염 정도는 실외공기의 2~5배에 이른다. 실내 오염은 주로 요리 시 발생한다.
평소 실내 공기의 오염 정도는 실외공기의 2~5배에 이른다. 실내 오염은 주로 요리 시 발생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오염 물질 흡입률, 실내가 실외의 1000배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은 수백 가지 이상이다. 미국폐협회에 따르면 실내 공기 속 독성 물질은 실외 공기의 2~5배 정도이고, 심한 경우 100배에 이른다. 양원호 교수는 "실내는 외부에서 들어온 오염 물질과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이 합쳐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실외 공기보다 오염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혜은 교수는 "실내는 공간이 협소해 오염 물질의 밀도가 높고 사람이 이를 흡입할 확률도 자연히 더 크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실내 오염 물질이 폐에 도달할 확률은 실외 오염 물질의 1000배에 달한다.

◇실내 공기 오염 원인과 몸에 미치는 영향

▷불을 이용한 식품 요리: 두통·호흡기 염증 유발

어떤 식품이든 불을 이용해 요리를 하면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기체로, 혈액 속에 산소가 녹는 것을 막아 두통·메스꺼움을 유발한다. 5PPM의 적은 농도에도 20분 이상 노출되면 신경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하고, 때로는 혈액에 섞여 혈전을 생성하며 혈압을 높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벽지·가구 함유 화학 물질: 신경·폐·간 위협

접착제가 쓰인 벽지·가구 등에는 폼알데하이드·자일렌·스티렌 같은 유해한 화학 물질이 많이 나온다. 이 물질은 현기증을 유발하며 장시간 흡입하면 신경·폐·간 건강을 악화시킨다. 카펫에도 접착제가 많이 쓰인다. 카펫은 먼지가 달라붙기도 쉬워 건강 상 안쓰는 게 좋다.

실내 오염 물질이 몸에 미치는 영향 정리 표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오존: 천식 악화

컴퓨터는 내부 부품이 접착제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오래 사용하면 열기로 인해 유해한 화학물질이 배출돼 주의해야 한다. TV·냉장고 같은 전자제품은 공기를 직접적으로 오염시키지는 않지만, 주변에 자기장을 형성해 표면에 미세먼지를 흡착시킨다. 복사기·레이저프린터·팩스에서는 오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오존은 폐기종·천식을 악화하고 폐활량을 감소시킨다.

▷애완동물 털의 세균: 피부병 유발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에 묻어있는 세균도 공중에 부유하면서 공기를 오염시킨다. 사람이 말을 하거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속 세균도 마찬가지이다. 공기 중 세균은 피부·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한다.

◇쾌쾌한 냄새나면 오염된 것

실내 공기가 깨끗한 편인지,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나쁜지는 다음과 같이 확인할 수 있다. 실내에 들어섰을 때 ▷쾌쾌한 냄새가 나거나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거나 ▷기침이 나거나 ▷피부가 따끔거리는 증상이 있으면 공기가 나쁜 상태로 추정할 수 있다. 미국냉난방공조학회는 성인 10명 중 8명이 위와 같은 증상을 느끼면 실내 공기가 '위험한 상태'라고 평가한다. 양 교수는 "이를 '인식성 공기 질(質) 평가'라고 한다"며 "특정한 공간에서 두통이 생기거나 기침이 나는 등의 증상이 계속되면 공기가 탁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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