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잠도 못 잤는데 왜 살이 찔까요?

입력 2009.12.14 10:52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신기하기만 한 잠의 세계, 잠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자세히 알아본다.

Q 업무 때문에 며칠 밤을 샜어요. 피곤해서 살이 빠졌겠거니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무게는 더 늘어 있네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백미정(29세,마케팅)

A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찌기 쉽다.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15년 이상 7만 명 이상의 여성을 비교한 결과 매일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는 여성은 7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여성에 비해 16년 동안 평균 15kg 정도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는 밤 시간에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감소하고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증가한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메디컬센터 수면의학센터의 패트릭 스트롤로 박사가 20대의 건강한 남자 12명에게 이틀 밤 동안 4시간만 자도록 한 결과 렙틴이 평균 18% 줄고 그렐린이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배고픈 기분도 24%나 늘었다. 결국 잠을 자지 않는 밤 시간에는 그렐린 분비로 인해 식욕이 당기고, 무엇인가를 먹게 된다는 것. 잠을 적게 자면 밤 시간 동안 코티솔 호르몬과 신체의 피로도 는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지방을 축적해 체중이 증가하고, 신체의 피로가 늘면 신체적, 정신적 활동이 줄면서 운동량 부족으로 연결된다.

여러모로 잠을 적게 자면 살이 찌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것. 그렇다고 평균보다 잠을 많이 잔다고 살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잠을 많이 자는 이유는 ‘질 낮은 잠’과 ‘수면과다증’이 원인인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이유로 잠의 질이 나쁜 경우는 아침에 깨기 어렵고 낮에 졸음이 쏟아진다. ‘중추성 수면과다증’은 밤잠에 문제가 없는데도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낮에 잠이 온다. 이런 사람들은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해 살이 찌게 된다. 결국 적당한 잠이 비만을 방지한다는 결론이다. 적절한 수면양은 다음날 낮에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졸리지 않을 정도의 잠을 의미하며,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Q 주중에 일이 많아서 주말 동안에는 대부분 잠을 자요. 그런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강진수(42세?건설업)

A 평일과 주말의 갑작스러운 생체시계 변화는 피로의 원인이 된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 연구팀은 6일 퍼스에서 열린 호주 수면학회학술대회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의 늦잠이 생체시계를 혼란에 빠뜨려 월요일 아침을 피로하게 만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16명을 대상으로 주말에 주중보다 약간 늦게 잠자리에 들게 하고 일어나는 시간은 두 시간 정도 늦추었는데 이들의 생체시계가 45분 정도 지연된 것으로 타액과 호르몬 검사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국 브라운대학 연구진이 미국과학진흥회(AAAs) 웹사이트에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주중에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주말에 늦잠을 자는 10대들의 학업 성취도가 낮았다. 연구를 이끈 크롤리 교수는 “십대들이 주말 늦잠을 잘 경우 생체시계를 더욱 늦은 시간으로 조정하게 된다. 그 결과 10대들은 여객기를 타지 않고도 자신의 신체에 시차를 주게 되며 주초에는 이로 인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려면 규칙적인 수면주기를 지켜야 한다. 일어나는 시간에 따라 잠이 오는 시간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말에 잠을 몰아 자서는 안 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충분한 잠을 자도 피곤한 증상이 계속 된다면 수면의 질이 나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자. 수면 무호흡, 코골이가 대표적인 증상이며 코골이 없이 입만 벌리고 자는데도 호흡 노력은 증가해 본인도 모르게 뇌가 자주 깨는 상기도저항증후군도 문제가 된다. 입을 벌리고 자면 얼굴 구조상 혀가 뒤로 빠져 호흡수가 줄어든다.

이때 산소량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해 보상적으로 호흡이 빨라지거나 크게 쉬려고 본인도 모르게 노력하는데, 이 과정 중 잦은 각성이 발생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최근 서울수면센터 코골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131명을 분석한 결과 31명(24%)이 상기도저항증후군으로 분류됐다. 증상으로는 구강 호흡, 기복 있는 감정 변화,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으며 상당수 사람들이 수면 중 자신이 자주 깨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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