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주치의 고용곤의 건강 칼럼

‘혈소판 풍부 혈장’ 시술의 확장 가능성

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입력
2020-04-27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혈소판 풍부 혈장(PRP)’이 최근 코로나19의 혈장 치료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혈소판 풍부 혈장(PRP, Platelet Rich Plasma)’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간단히 말해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이다. 다른 주사치료에 사용하는 약물 성분과는 달리 자신의 혈액을 채혈해 고속으로 원심 분리한 혈소판 풍부 혈장을 치료에 사용한다. 즉 자신의 혈액에서 분리한 후 고농축한 혈소판 등의 ‘성장인자’를 병변 부위에 적용하는 것이다.

‘혈소판 풍부 혈장(PRP)’은 자신의 혈액을 사용하는 치료법이라서 ‘자가 혈액 치료술’,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시술’, ‘자가 유래 혈소판 재생 치료술’, ‘자가 조절 혈장 치료술’ 등으로도 불린다. 또 일반적인 혈액보다 훨씬 다양한 ‘성장인자’를 보유한 혈소판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농축 자가혈 시술’, ‘혈소판 다혈장 인자 치료술’ 등으로도 부른다. 한국계 미국인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Hines Ward)’가 무릎 인대 손상 치료를 받아 한때 ‘하인즈 워드 치료술’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혈소판 풍부 혈장(PRP)’에 다량 존재하는 성장인자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상피세포 증식인자,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결합조직 성장인자, 혈관 내피 성장인자 등이 있다. 이러한 고농도의 ‘성장인자’들은 병변 부위 조직의 복구와 재생, 다양한 손상을 치유하는 데 있어 ‘혈소판 풍부 혈장(PRP)’이 적합하다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

‘성장인자’란 세포 분열을 촉진해 세포의 수를 증가시키고, 대사를 촉진해 크기를 증가시킴으로써 세포의 분화와 생존을 돕는 단백질의 총칭이다. 세포의 종류가 다양하듯 다양한 성장인자가 존재하며, 각각의 수용체를 통해 그 효과를 나타낸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생물학적 활성 단백질이 고농도로 농축된 ‘혈소판 풍부 혈장(PRP)’이 병변 부위 조직의 자연 치유 과정을 활성화하고 가속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혈소판 풍부 혈장(PRP)’이 좋은 치료법임을 나타낼 만한 임상 데이터는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팔꿈치 관절에서만 신의료기술로 선정되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혈소판 풍부 혈장(PRP)’ 시술을 유망한 치료법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팔꿈치 이외 다른 부위 근골격계 질환 치료의 유효성 등에 대한 판단은 보류한 상태다. 이와 달리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에서는 무릎관절염 등 다른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이미 ‘혈소판 풍부 혈장(PRP)’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무릎관절염 치료에서 PRP가 히알루론산보다 통증을 줄이고 무릎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데 더 효과적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사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치료법 중 신의료기술 평가제도를 통과하지 못한 의료기술은 건강보험 급여나 비급여 항목에 등록되지 못한다. 이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PRP 시술을 시행하더라도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또한 시술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의료진이나 의료 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병원에서 시술받아 생기는 혈액 오염, 감염 등의 문제를 줄이는 데에도 불리한 조건이다.
근골격계 질환의 증가 추세에 따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영위가 절실한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질환일수록 유망한 치료법이 떠오른다면 발 빠르게 세계적 동향과 문헌 등을 검토하고, 국내 의료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술의 가이드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적시적기에 시행하는 타이밍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성을 담보하는 길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민 관절 건강 주치의 고용곤 원장이 들려주는 관절 건강 이야기.
무릎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SVF 치료까지.
관절 건강과 치료에 이르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