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않고 임신·출산 혼자서”… 英 ‘싱글 임신’ 시술 10년 새 3배로

입력 2024.11.28 18:03
사유리와 아기
방송인 사유리는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바 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여성 혼자서 임신을 위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10년 새 3배로 늘었다.​/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에서 남편이나 파트너가 없는 '싱글' 여성이 인공수정 등 임신을 위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10년 새 3배로 늘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기증자 인공수정이나 체외인공수정(시험관) 시술을 받은 여성 5만5560명 가운데 싱글 여성은 4969명으로 2012년 1534명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시술받은 여성 중 싱글의 비율은 3.2%에서 8.9%로 높아졌다. 임신 시술 여성 10명 중 거의 1명꼴로 배우자나 파트너가 없는 여성인 셈이다.

동성 파트너가 있는 상태로 시술받은 여성은 이 기간 1442명에서 3504명으로 배 이상이 됐으며 비율은 3.0%에서 6.3%로 높아졌다. 남성 파트너가 있는 여성의 비율은 93.9%(4만5437명)에서 84.7%(4만787명)로 낮아졌다. 싱글 여성이 시험관 시술을 처음 받기 시작한 연령은 2022년 36.4세로, 10년 전(37.9세)보다 내려가 최저를 기록했다.

난자를 냉동 보관한 싱글 여성도 많았다. 2018~2022년 난자 보관 중 89%가 싱글인 여성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신 시술을 위해 난자를 실제로 해동한 경우는 13%만 싱글이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클레어 에팅하우젠 HFEA 전략기업국장은 "사회적 낙인이 줄어들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점점 더 많은 싱글 여성이 난임 치료를 받는 모습이 보이고, 난임이나 난임 치료에 대한 대화가 사회에서 더 폭넓게 이뤄짐에 따라 혼자인 사람도 임신과 관계된 선택지를 들여다볼 준비가 됐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간 가디언은 한 부모 가정이 오히려 더 '자유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때 난임 시술을 받을 결심을 굳힌 40대 여성 에이미씨는 첫 시술에 성공해 엄마가 됐다. 그는 시술을 거치는 예민한 시기에 혼자여서 오히려 과정이 수월했다고 한다. 에이미씨는 "사람들이 어떻게 상대와 헤어졌는지 묻곤 하는데, '아니요, 나 혼자 (임신과 출산을)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시험관 시술의 의학적 정식 명칭은 '체외 수정 및 배아 이식'이다.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채취 혹은 기증받아 체외에서 수정시킨 후, 2~5일간 배양해 여성의 자궁 내에 이식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시험관 시술은 첫 회 성공률이 30%, 3~4회 누적 성공률이 60% 정도다. 시험관 3~4번 이후부터는 회당 성공률이 감소하지만 계속 시도할 수는 있다.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배양 기술뿐 아니라 생활 습관에도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정상 체지방률 유지, 적절한 수면, 건강한 식습관 등이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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