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 사이에서 ‘성조숙증’이라는 공포가 스며들고 있다. 성장클리닉에는 성조숙증 확인을 위해 방문한 학부모와 아이들로 넘쳐 난다. 병원뿐만이 아니다.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사춘기 시작 시기를 늦추기 위해 비의료인들이 운영하는 성장클리닉, 성조숙증클리닉이 과대광고와 함께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성조숙증은 호르몬 관련 질환이다. 우리 몸속의 호르몬 농도는 매우 미량으로 조절된다. 여성호르몬(에스트라다이올)의 혈중 농도는 피코그램(pg), 즉 1조분의 1g,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은 나노그람(ng), 즉, 10억분의 1g으로 미량이기에 연령에 비해 농도가 높아도 안 되지만 섣불리 낮춰도 안 된다. 성호르몬은 생식기관뿐 아니라 뼈, 근육, 뇌, 간, 췌장, 지방조직 등 온몸에 작용하고 있고, 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 등 여러 호르몬과 상호 밀접하게 조절되기에 호르몬의 세계는 참으로 복잡 미묘하다.
30여년간 소아내분비학(호르몬)을 전공한 필자도 공부하면 할수록 진료하면 할수록 어렵고 조심스러운 분야인데 비의료인들 혹은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의료인들이 쉽게 어린이들의 호르몬을 함부로 조절하며 성조숙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성조숙증 진단과 치료의 문제
첫째, 성조숙증으로 정의하는 연령의 문제이다.
사춘기가 조금 빠르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성조숙증은 여자는 8세 이전에 유방(유선)의 발달이 있는 경우, 남자는 9세 이전에 고환이 4 mL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로 정의된다. 이러한 기준은 평균 사춘기 시작 시기보다 많이(2표준편차 이상) 빠른 연령으로 정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기준은 1969년에 측정한 영국 아이들의 자료이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사춘기 시작 연령이 10년마다 2~3개월씩 앞당겨지고 있기에 성조숙증의 기준연령도 여아 7세, 남아 8세 정도로 더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세계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즉, 딸이 8세 전에 젖몽우리가 생겼다거나 아들이 9세 전에 고환이 살짝 커졌어도 너무 공포스러워 할 필요가 없고, 7세 전에 젖몽우리가 생겼다거나 8세전에 고환이 커졌을 때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둘째, 성조숙증 진단을 위한 전문의사의 진료장벽이 너무 높다.
병적인 성조숙증인지 진단을 받으려면 소아내분비학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인데, 키가 작지 않은 아이들도, 사춘기가 많이 빠르지 않은 아이들도 검진을 위해서 대학병원만 선호하기에 대학병원 성장클리닉은 환자가 넘쳐 난다. 새로운 신규 환자가 대학병원 성장클리닉을 예약하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므로 기다리다 못해 인터넷 광고에 현혹되거나 맘카페에 솔깃한 채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관리를 받으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정작 심각한 질병에 의한 성조숙증 아이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셋째, 성조숙증 진단의 기준이 모호하다.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 '성선자극 호르몬분비호르몬'을 투여한 후 15~30분 간격으로 1.5~2시간 동안 혈액에서 황체화 호르몬(LH) 농도를 측정한다. 흔히 말하는 성조숙증 확진 검사로서 자극 후 황체화 호르몬의 최고 농도가 5 IU/L 이상이면 사춘기가 시작되었다고 진단을 내린다. 그러나 사춘기가 접어들었다고 해도 초기 사춘기 상태에는 자극 검사 후에 최대 LH 수치가 5를 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심한 비만에서는 사춘기가 시작되어도 LH 수치가 오히려 5 이하로 억제되는 경우가 있다. 칼로 물 베듯이 황체화 호르몬의 최고 농도가 5 이상이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성조숙증도 아니며, 5이하라고 정상으로 안심할 수도 없기에 전문의사의 임상적 진찰을 통한 사춘기 단계의 추이관찰이 중요한 몫을 한다.
넷째, 성조숙증 치료의 가이드라인이 명확치 않다.
병원에선 혈액검사를 통해 중추성 성조숙증으로 확진된 경우에 성조숙증 억제제 치료를 한다. 이것은 우리 몸 속의 성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의 활동을 억제하여 성호르몬을 낮추는 주사제이다. 1981년 성조숙증 치료에 처음 사용된 이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는 탁월하다. 그러나 성조숙증이 아닌데 단지 사춘기를 늦추기 위해, 혹은 성호르몬이 높지않고 단순히 뼈 나이가 빠르다고 치료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성조숙증 억제제 치료는 성장 속도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진단 시 사춘기 발달이 성 성숙도 3단계 이상인 경우, 이른 초경으로 인해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가 너무 큰 경우에만 치료를 고려하며, 이러한 치료는 오래하면 할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 억제 치료가 일정 연령(대략 13세) 이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성조숙증 억제 주사의 치료 시작 시기, 치료 기간, 성장호르몬 병합 치료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며 학계에서조차 아직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된 성조숙증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 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성조숙증은 호르몬 관련 질환이다. 우리 몸속의 호르몬 농도는 매우 미량으로 조절된다. 여성호르몬(에스트라다이올)의 혈중 농도는 피코그램(pg), 즉 1조분의 1g,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은 나노그람(ng), 즉, 10억분의 1g으로 미량이기에 연령에 비해 농도가 높아도 안 되지만 섣불리 낮춰도 안 된다. 성호르몬은 생식기관뿐 아니라 뼈, 근육, 뇌, 간, 췌장, 지방조직 등 온몸에 작용하고 있고, 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 등 여러 호르몬과 상호 밀접하게 조절되기에 호르몬의 세계는 참으로 복잡 미묘하다.
30여년간 소아내분비학(호르몬)을 전공한 필자도 공부하면 할수록 진료하면 할수록 어렵고 조심스러운 분야인데 비의료인들 혹은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의료인들이 쉽게 어린이들의 호르몬을 함부로 조절하며 성조숙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성조숙증 진단과 치료의 문제
첫째, 성조숙증으로 정의하는 연령의 문제이다.
사춘기가 조금 빠르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성조숙증은 여자는 8세 이전에 유방(유선)의 발달이 있는 경우, 남자는 9세 이전에 고환이 4 mL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로 정의된다. 이러한 기준은 평균 사춘기 시작 시기보다 많이(2표준편차 이상) 빠른 연령으로 정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기준은 1969년에 측정한 영국 아이들의 자료이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사춘기 시작 연령이 10년마다 2~3개월씩 앞당겨지고 있기에 성조숙증의 기준연령도 여아 7세, 남아 8세 정도로 더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세계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즉, 딸이 8세 전에 젖몽우리가 생겼다거나 아들이 9세 전에 고환이 살짝 커졌어도 너무 공포스러워 할 필요가 없고, 7세 전에 젖몽우리가 생겼다거나 8세전에 고환이 커졌을 때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둘째, 성조숙증 진단을 위한 전문의사의 진료장벽이 너무 높다.
병적인 성조숙증인지 진단을 받으려면 소아내분비학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인데, 키가 작지 않은 아이들도, 사춘기가 많이 빠르지 않은 아이들도 검진을 위해서 대학병원만 선호하기에 대학병원 성장클리닉은 환자가 넘쳐 난다. 새로운 신규 환자가 대학병원 성장클리닉을 예약하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므로 기다리다 못해 인터넷 광고에 현혹되거나 맘카페에 솔깃한 채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관리를 받으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정작 심각한 질병에 의한 성조숙증 아이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셋째, 성조숙증 진단의 기준이 모호하다.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 '성선자극 호르몬분비호르몬'을 투여한 후 15~30분 간격으로 1.5~2시간 동안 혈액에서 황체화 호르몬(LH) 농도를 측정한다. 흔히 말하는 성조숙증 확진 검사로서 자극 후 황체화 호르몬의 최고 농도가 5 IU/L 이상이면 사춘기가 시작되었다고 진단을 내린다. 그러나 사춘기가 접어들었다고 해도 초기 사춘기 상태에는 자극 검사 후에 최대 LH 수치가 5를 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심한 비만에서는 사춘기가 시작되어도 LH 수치가 오히려 5 이하로 억제되는 경우가 있다. 칼로 물 베듯이 황체화 호르몬의 최고 농도가 5 이상이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성조숙증도 아니며, 5이하라고 정상으로 안심할 수도 없기에 전문의사의 임상적 진찰을 통한 사춘기 단계의 추이관찰이 중요한 몫을 한다.
넷째, 성조숙증 치료의 가이드라인이 명확치 않다.
병원에선 혈액검사를 통해 중추성 성조숙증으로 확진된 경우에 성조숙증 억제제 치료를 한다. 이것은 우리 몸 속의 성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의 활동을 억제하여 성호르몬을 낮추는 주사제이다. 1981년 성조숙증 치료에 처음 사용된 이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는 탁월하다. 그러나 성조숙증이 아닌데 단지 사춘기를 늦추기 위해, 혹은 성호르몬이 높지않고 단순히 뼈 나이가 빠르다고 치료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성조숙증 억제제 치료는 성장 속도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진단 시 사춘기 발달이 성 성숙도 3단계 이상인 경우, 이른 초경으로 인해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가 너무 큰 경우에만 치료를 고려하며, 이러한 치료는 오래하면 할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 억제 치료가 일정 연령(대략 13세) 이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성조숙증 억제 주사의 치료 시작 시기, 치료 기간, 성장호르몬 병합 치료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며 학계에서조차 아직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대로된 성조숙증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 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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