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탄 마약, ‘진단키트’로 확인할 방법 열린다

입력 2022.11.08 17:00

[마약의 늪] ④나도 모르게 중독될 수 있는 신종 마약

신종 마약 설명 그래픽 사진
그래픽=헬스조선 DB
마약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언제, 어디서 마약을 접해도 낯설지 않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일반 식품으로 오해할 정도로 외관상 음식과 굉장히 흡사한 마약 유통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몰래뽕’ ‘퐁당마약’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타인이 몰래 약을 먹여 약물에 중독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어떻게 생긴 마약을 피해야 할까? 피하는 것 외에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몰래 먹을지도 모르는 신종 마약 정리
①퐁당마약
제3자 혹은 지인이 건네준 음료나 술잔에 마약을 타는 이른바 ‘퐁당마약’ 수법도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강남 유흥주점에서 한 종업원이 손님이 건넨 마약이 든 걸로 추정되는 술을 마시다 마약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엔 동호회에서 만난 여성에게 마약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②나뭇잎 크라톰
태국여행을 간다면 택시기사가 주는 나뭇잎을 조심해야 한다. 나뭇잎은 크라톰으로, 국내에선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다. 각성과 진정효과를 내는 식물이며 태국에선 대마와 같이 합법화되고 있는 마약이다. 과거엔 크라톰잎을 칵테일과 섞어 마시는 '크라톰 칵테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③대마젤리
우선, ‘하리보’와 유사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대마젤리가 있다. 대마는 젤리 형태 외에도 사탕 모양으로 변형돼 많이 유통되고 있다. 향도 젤리와 사탕과 유사한 향을 가지고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젤리만 비교할 경우 일반젤리와 흡사해 일반인의 구분하기 어렵지만 대마젤리는 표면에 hemp나 삼베(대마) 표시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잘 확인해 구매해야 한다.

특이한 외형을 가진 마약 외에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기 시작한 약도 주의해야 한다. 치료 목적으로 시작한 향정신성의약품에도 미량의 마약성분이 존재해 남용할 경우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이 주목받고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은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이다. 수면제나 항불안제로 쓰이는 벤조디안제핀류도 의존성 위험이 높다.

◇치사량 등 알려진 정보 없어 위험한 신종 마약
신종 마약은 복용량과 위험성 등 관련 정보들이 전무해 일반 마약보다 훨씬 위험하다. 국과수 초대원장이자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인 정희선 교수는 “얼마만큼의 양이 위험한지, 치사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신종 마약에 관한 정보도 알려진 게 없다”며 “마약 제조자 또한 신종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마약을 제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신종 마약 중엔 기존의 마약에 더해 새로운 물질을 첨가해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두 개가 섞일 땐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신체에 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신종 마약 하나만 투약하는 게 아닌 다양한 약물을 한꺼번에 투약하는 폴리드럭(poly drug)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은 “신종 마약이 자주 생겨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신종 마약만 하는 사람이 없고 대마나 필로폰 등을 중점적으로 투약하면서 곁가지로 가볍게 신종 마약을 투약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뜨고 있는 신종 마약 중 하나로 합성대마가 있다. ‘2022년 마약류과학정보지’에 따르면 2019년 1.5kg 정도였던 합성대마의 주성분인 JWH-018과 그 유사체가 2021년 10배 이상인 19kg가 압수됐으며, 나머지 신종 마약류 또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마약 투약 방식도 기존과 다른 투약 방식이 생겨나고 있다. 마약을 가열해 연기를 직접 흡입하거나 ‘물담배’라고 하는 물을 통해 걸러진 증기 또는 전자담배로 흡입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마약 의심된다면 진단키트 사용하기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분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음료는 가급적 섭취하지 않거나 진단키트를 사용해보는 방법이 있다. 현재는 ‘물뽕’이라 불리는 GHB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마약 자가진단검사키트를 일반인들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케타민, 필로폰 등 마약을 진단할 수 있는 일반인 진단키트도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정희선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최근 일반인용 마약검사키트를 개발해 내년 중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진단키트는 두 종류로, 하나는 리트머스에 케타민, 필로폰 등이 든 소주를 적시면 회색빛으로 변하는 키트고, 다른 하나는 GHB에 닿으면 진녹색으로 변해 GHB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GHB 전용 진단키트다. 정희선 교수는 “0.03%의 필로폰만 있어도 1분 안에 색 변화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벤조디아제핀류와 같은 정신신경안정제 유무와 기타 약물 투약 여부를 알 수 있는 마약 진단 키트 10~16종과 함께, 클럽 등 어두운 환경에서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억울하게 마약을 투약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까? 2011년 당시 수리남의 실제 사건인 ‘조봉행 사건’을 지휘했던 김희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보통 강제로 투약하게 됐다는 사례를 입증할 수 있으면 처벌할 수가 없다”며 “하지만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 않은 마약을 투약한 것이라면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날이 갈수록 출몰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신종 마약을 탐지하는 기술도 향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희선 교수는 “마약 전문가들이 함께 협업해 신종 마약을 이른 시일 내에 발견해내는 조기경보시스템과 국가수 전담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