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궁근종 환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궁근종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36만5247명에서 2021년 58만1839명으로 4년 새 60% 가까이 급증했다. 증상이 있는 자궁근종 환자는 약물치료에 실패하면 보통 수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해 수술 없이 간단하게 종양을 제거하는 '하이푸(HIFU)'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하이푸 치료의 임상적·학술적 발전을 위해 설립된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 임원진들에게 자궁근종과 하이푸 치료에 대해 물었다.
―자궁근종 언제 치료해야 하나?
이성훈 원장(나무정원여성병원): 자궁근종은 한 번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크기와 개수가 증가한다. 처음에 무증상이더라도 출혈·통증 등의 증상도 갈수록 심해진다. 40대 여성의 만성피로, 빈혈의 80%가 자궁근종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자궁근종에 의한 이상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 악화되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에 돌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이푸 치료 원리는?
이혜정 원장(강남여성병원): 고강도 초음파를 한 점에 모이게 해 물리적 파장에 의해 열을 발생시키고, 그 열로 종양을 태우는 치료법이다. 피부를 관통해 몸속 종양만 태운다. 개복 과정이 필요 없어 환자 부담이 적고, 시술 중 통증이 거의 없다. 간혹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조절해 제어가 가능하다. 방사능이 나오지 않아 여러 번 치료해도 안전하고, 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시술이 끝나자마자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하이푸 치료 효과는?
정난희 원장(트리니티여성의원): 하이푸 치료의 효과는 그간 많은 의학 논문을 통해 입증됐고, 대한민국 정부 역시 하이푸를 신의료기술로 지정한 바 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비수술적 치료로 자궁근종을 치료할 수 있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의료 기술이다. 하이푸 치료 1년 후 자궁근종 부피 감소율이 평균 50~70%였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또한 2018년 2411명을 대상으로 하이푸 치료와 개복 수술 후 결과를 비교한 논문에 따르면, 1년 후 삶의 질이 하이푸 치료가 수술에 비해 같거나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푸 안전한가?
박정원 원장(신소애여성의원): 하이푸 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피부 화상, 치료 부위 통증, 혈뇨, 질출혈, 다리 저림 등인데 일시적이고 가볍다. 일반적인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다. 9988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을 보면 하이푸 치료 후 발생한 부작용 중 99.2%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정도였다. 2018년 19개 하이푸 센터를 대상으로 한 논문에서는 하이푸 치료의 부작용 비율이 2011년 0.95%에서 2017년 0.2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푸, 특히 권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김민우 원장(청담산부인과): 하이푸가 모든 자궁근종 치료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이푸 치료가 적합한지 충분한 상담을 받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기가 많이 크지 않은 자궁선근증이나 근육내근종, 점막하근종의 경우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하이푸 치료를 권장한다. 반대로 장막하근종과 같이 자궁외측으로 많이 돌출된 근종이나,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하이푸를 권장하지 않는다.
―하이푸 보험 적용 여부는?
김혜경 원장(센텀코어여성의원): 현재 하이푸 치료는 비급여항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민간실손보험에서 보상받고 있다. 하지만 하이푸 치료를 원하는 환자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더 많은 환자가 하이푸 치료의 혜택을 받게하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화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하이푸 대중화를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은?
성영모 원장(강남여성병원):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가 설립되면서 하이푸 치료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고, 학술대회 발표,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조기자궁검진, 자궁보존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현재 학회 측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궁지킴이 캠페인'도 여성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 관련 정부기관, 단체들과 정책적 협조를 펼칠 계획이다.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 성영모 회장(강남여성병원 병원장)은 “여성의 자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치료법인 ‘하이푸’가 더 널리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