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측만증 환자 열 명 중 여덟명은 청소년이다. 게다가 원인 없이 우연히 발생한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꾸준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척추측만증, 여아에게 더 치명적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에 걸리더라도 척추측만 각도가 작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문제는 여아가 이 질환에 걸리면, 척추 휘어짐 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이상 측만각이 진행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발척추측만증은 외형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여아의 보호자는 특히 주의 깊게 성장 과정을 관찰해야 한다. 등의 돌출, 어깨높이의 불균형, 짝 가슴(비대칭 유방), 허리 라인 비대칭 등이 나타난다.
간혹 창피하다는 이유로 측만증을 숨기는 경우가 있는데, 방치하다간 30도 이상 심하게 휠 수 있다. 이 정도로 휘면 외형적으로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폐활량도 줄어든다. 더 심하게 진행되면 호흡 곤란이 유발되기도 한다. 다른 신경이나 기관을 압박해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의심되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 달에 평균 1도씩 진행되며, 50도 이상으로 진행된다면 골격성숙 후에도 진행될 수 있다. 간혹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척추 또는 신경 내 다른 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MRI 또는 CT등의 척추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신체검사로 파악 가능해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의 신체검사에는 Adams 전방 굽힘검사와 척추측만계를 이용한 몸통 회전각 측정 검사가 있다. Adams 전방 굽힘검사는 환자가 몸을 90도 구부린 상태에서 등의 비대칭돌출을 검사자가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척추측만계 또는 경사측정기를 사용해 몸통의 회전 각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척추측만계를 이용한 검사에서 오른쪽 또는 왼쪽 5도 이상의 비대칭이 확인될 경우 10도 이상의 척추측만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방사선 영상을 이용한 확진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신체검사에서 ▲신체검사 시 명백한 측만이 확인되는 경우 ▲척추측만계 검사상 5도 이상 회전변형이 확인되는 경우 ▲이전에 특발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측만각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경우 방사선 사진 촬영을 한다. 방사선 촬영에서 확인되는 특발척추측만증 만곡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우측 흉추 만곡(가슴 부위에서 척추 뼈가 우측 방향으로 휘는 것)과 좌측 요추 만곡(허리 부위에서 척추 뼈가 좌측 방향으로 휘는 것)이 동시에 일어나는 이중 만곡이다. 특히 우측 흉추 만곡이 전체 만곡의 90%를 차지한다.
좌측 흉추 만곡이 있는 경우, 척추측만의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어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추가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척추측만증, Adams 전방 굽힘검사 중 몸통이 한쪽으로 편향이 되거나, 만곡의 급격한 진행, 골성숙 후 만곡의 진행, 감각 이상, 근육 위축 및 보행제한 등의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동반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보다 정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흉추 만곡이 상당히 심한 경우, 폐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흉추 만곡이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폐기능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환자의 폐 상태와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성장 잠재력 고려해 치료 계획 세워야
보통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완료되면 더 이상 심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치료 계획은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예측해 수립해야 한다. 청소년기 중 급속성장기에 흉추는 연간 1.2 cm, 요추는 연간 0.6 cm씩 성장한다. 이때 앉은키(흉·요추 분절 성장)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아이의 성장 속도를 확인하고, 척추측만증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환자 성장 잠재력은 연령, 초경 상태 등도 고려한다. 여기에 만곡 크기 정도와 만곡 형태 및 위치를 기반으로 전문의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치료 목표는 만곡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방법으로는 정기 관찰과 보조기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가 있다.
척추 만곡이 20도 미만이거나, 성장이 종료된 환자에서 50도 미만의 만곡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 시행한다. 간혹 골격성장이 완료된 후에도 측만각의 진행이 발생할 수 있어 최소 1년 이상 경과 관찰해야 한다. 관찰 치료기간 중, 척추측만증 진행을 예방 및 교정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 치료와 척추측만증에 특화된 운동 치료(PSSE), 이와 유사한 물리 치료, 교정 치료를 받게 된다. 운동치료는 경증 척추측만증(25도 미만의 척추 만곡)에서 변형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중등도 척추측만증(25도와 45도 사이의 척추 만곡)에서는 보조기의 착용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보조기 치료는 만곡의 진행을 방지한다. 그러나 장시간 보조기를 착용하면 삶의 질 감소, 척추의 움직임 제한, 외모적 문제, 통증, 정신적 피로감 호소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보조기는 일반적으로 22~23시간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다수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약 10% 미만의 청소년 환자에서는 측만각이 급속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특발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32% (총 92명 중 29명)가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종양 혹은 심장 수술을 받은 청소년들과 비슷한 정도의 걱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 환자들에 대한 정서적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는 “청소년기에 호발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외모에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체형 변화로 인한 자기 자존감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외형상 보이는 차이 때문에 또래를 만나기 꺼리는 등의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보호자분들께서는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좀 더 깊은 관심과 격려를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