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이 사람'한테는 오히려 毒?

입력 2022.02.25 08:30

유산균
크론병, 장누수증후군, 암 환자 등은 유산균 보조제나 요거트 등 유산균이 많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게티이미지 뱅크

당류를 분해해 젖산을 생성하는 세균인 유산균은 사람 몸에 이로운 미생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하면 장 유해균 성장을 억제하고, 배변 활동이 원활해질 수 있지만, 피해야 할 사람이 먹으면 이전보다 복통·설사·변비 등 장트러블이 심해질 수 있고,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패혈증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유산균 피해야 하는 사람은?
▶크론병·장누수증후군 환자=크론병 환자와 장누수증후군 환자는 장내 벽을 덮고 있는 장막이 건강하지 않다. 느슨하거나 틈이 있어 이 사이로 균이 침투해 혈관 등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패혈증 등 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액 속에 균이 침투해 전신을 순환하면 균혈증, 이로 인해 염증반응이 나타나면 패혈증이다.

▶암 환자·면역억제제 복용자=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도 유산균을 섭취하면 균혈증, 패혈증 등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약물 주입 등으로 관(중심정맥관 등)을 삽입한 사람이라면 발병 위험이 더 크다. 유산균도 균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몸속 유산균이 과도해지면 일반 세균처럼 작용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장세균과다증식(SIBO) 환자=장내 세균은 대부분 대장에 있다. 움직임이 많고, 소화작용이 활발한 소장에는 균이 생존하기 힘들다. 그러나 대장에 세균이 많거나, 소장의 움직임이 줄어들면 소장 속에도 세균이 과다하게 증식하는 소장세균과다증식을 앓게 된다. 이때 유산균까지 추가로 먹으면 유산균이 대장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소장에 그대로 머물러 다량의 가스 대사물을 유발한다. 결국 장트러블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소장 내 세균이 너무 많으면 장내세균이 생성한 D-유산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브레인 포그 증상을 유발한다. 실제로 브레인 포그 환자 두 명 중 한 명이 소장 내 과잉 증식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들 전원이 유산균 보조제를 장기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산균 먹은 후 증상 확인해야
섭취를 피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유산균을 먹을 때는 ▲먹어본 뒤 증상에 주목하고 ▲양을 조절하며 ▲유산균 증식을 돕는 성분을 섭취하면 좋다. 유산균을 섭취한 후 가스·복부팽만·설사·변비 증상이 나타나면 특정 균 종류나 양이 맞지 않아서 생긴 부작용이므로 유산균 보조제 섭취를 중단한다. 양은 해당 제품 설명서에 쓰여 있는 만큼만 먹는다. 과다하게 먹으면 체내에 특정 균만 많아지므로 좋지 않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거나 '프리바이오틱스'(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를 함께 섭취하면 장내 균형 있는 미생물 환경 조성을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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