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질환은 가임력과 직결, 정교 로봇팔로 기능 지키고 흉터 최소화"

입력 2021.12.01 09:32

전문의에게 묻다_ 이정훈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궁근종·자궁경부암, 20·30대 환자 급증
로봇으로 시야 10배 확대, 자궁 피해 최소화
단일공 땐 배꼽 약 1㎝ 절개, 미용적 이점도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훈 교수가 로봇 수술이 가임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헬스조선 DB

당장 임신할 생각이 없었더라도 부인과 질환 진단을 받으면 청천벽력 같다. 부인과 질환은 가임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 수술'로 부인과 질환을 치료한다면, 임신과 분만 성공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부인과 영역에서 로봇 수술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훈 교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대표적인 부인과 질환은 어떤 것이 있는가?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부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양성 질환으로는 자궁근종과 난소종양이 대표적이며, 악성질환으로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이 있다. 질환의 종류에 따라서 골반통, 생리통, 생리 과다, 질출혈 등을 일으키며,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인과 질환이 여성에게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대부분 질환이 가임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출산이 모두 끝난 후 자궁근종이나 자궁경부암을 진단받으면 자궁절제술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미혼 여성의 경우에는 나중에 출산을 고려할 수도 있어서 큰 문제가 된다. 실제로 최근 20~30대 젊은 여성에게 해당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내막암도 임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리가 빈번할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초경은 빨라지고 폐경은 늦어지고 임신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궁내막암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임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치료 트렌드가 도입되고 있는가?

"최근 로봇 수술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로봇 수술을 하면 카메라로 최대 1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어 미세하게 분포된 근종을 제거하거나 봉합할 수 있다. 자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 게다가 수술 자국 흉터도 줄일 수 있다. 로봇 수술 중에서도 단일공 수술은 배꼽에만 1㎝ 내외로 절개한다. 10㎝의 종양도 제거할 수 있다. 가임력이 아닌 미용적인 부분을 생각해도 로봇 수술이 낫다. 배를 여닫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개복이 수술 시간이 더 긴 경우도 있고, 환자에게 주는 물리적 부담이 더 큰 경우도 많다."

―혹시 비용 때문에 로봇 수술을 주저하거나 진행하지 않은 환자가 있는가?

"로봇 수술은 실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비보험이 없는 경우 고가의 수술비가 매우 부담돼 개복 수술이나 일반 복강경 수술을 원하는 환자도 있다. 만약 이미 임신과 출산이 끝났다면 괜찮지만 앞으로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로봇 수술을 받는 게 추후 발생할 수도 있는 난임·불임 치료 비용을 최소화할 방법이다. 무엇보다 조기에 질환을 진단할 수 있도록 부인과 질환의 진단에 골반(자궁) 초음파 검사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부인과 질환에 대해서도 쉽게 상담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미 학술 연구들이 다양한 질환에서 로봇 수술의 장점들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로봇 수술이 보험적용 될 것으로 생각된다. 부인과 수술에서는 가임력 보존 수술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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