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부모들… "우리 아이 백신 맞아도 될까요?"

입력 2021.11.04 16:00

성인보다 백신 이득 적어 ‘개인의 선택’

백신
성인과 달리 건강한 소아청소년의 코로나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다. /조선일보DB

"우리 아이 백신 접종 해도 될까요?"

요즘 소아청소년과 진료실에서 흔히 들리는 질문이다. 1일부터 12~15세(2006~2009년생)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16~17세(2004~2005년생)도 접종을 하고 있다. 10대 청소년의 코로나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지만, 본격적으로 접종이 시작되면서 부모들은 고민에 빠졌다.

◇”성인보다 백신 이득 적어 ‘개인의 선택’”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유병률도 낮고 성인에 비해 중증·사망 환자도 거의 없는 질병인데, 꼭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부모들이 많다. 게다가 심근염·심낭염 같은 중증 부작용 위험도 있기 때문에 더욱 망설여진다.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백신의 이득을 따질 때 개인적 이득과 사회적 이득을 따져보는데, 소아청소년의 경우는 사회적 이득은 있어도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이득은 뚜렷하지 않다”며 “성인과 달리 건강한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은 철저히 ‘선택의 문제’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심낭염의 경우는 빈도가 낮지만, 중증 합병증이므로 막무가내로 접종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선희 교수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에서 주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백신 접종은 의무는 아니고 접종을 안했다고 불이익이나 차별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에 걸리면 건강상 위험이 있는 소아청소년들은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는 대한소아감염학회에서도 권장하는 바이다. 코로나 고위험군은 당뇨·비만을 포함한 내분비질환, 면역저하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신경질환 등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이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도가 약 2배(제1형 당뇨 2.38배, 선천심질환 1.72배, 만성질환 2.91배, 복합만성질환 7.86배) 높으며, 사망 위험도는 약 3배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 중 위중증 사례들은 대부분 고위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학회는 또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 가족(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과 함께 거주하는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은 고위험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10대 확진자 확산… 정부는 접종 권장

10대 청소년의 코로나 백신 접종은 선택의 문제지만, 정부는 교내·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학교 교육을 안정적으로 받게 하기 위해 접종을 권장하는 상황이다. 현재 소아청소년에서 코로나 확진자는 증가세에 있다. 위드 코로나 방역 시책으로 전면등교가 시작되면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대(0~19세) 확진자 수가 10월 25일 201명에서 30일 46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0~19세 확진자 비율은 27.3%로 확진자 4명 중 1명이 소아청소년이었다. 정부는 10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학부모 대상 예방접종 효과와 안전성 등의 안내 및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10대의 예방접종률은 굉장히 낮기 때문에 10대를 기반으로 한 확진자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며 "의학적으로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감염 위험성에 비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격리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접종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소아청소년 백신 효능과 부작용은

12~17세 소아청소년에게 허가된 화이자 mRNA 백신은 소아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에서 95% 백신 효능이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와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연합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이상반응은 미국 감시 결과, 대부분 주사부위 통증, 부기, 발적,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목아픔 등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심근염과 심낭염 같은 중증 이상반응이다. 신선희 교수는 "심근염, 심낭염 같은 부작용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소년에서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심근염·심낭염의 경우 12~15세는 1차 접종 시 10만 건 접종 당 0.26건, 2차 접종 시 10만 건당 2건, 16~17세는 1차 접종 시 10만 건당 0.25건, 2차 접종시 10만 건당 3.4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대부분 다 치료가 됐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 숙지해야

백신 접종을 결심했다면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이상반응과 심근염·심낭염 의심 증상에 대해서 숙지를 해야 한다. 김윤경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면 병원에 가야 한다”며 “아이들은 자기 몸의 증상에 대해 잘 표현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호자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소아청소년은 백신 접종 금기 대상이다. 아나필락시스는 급성 쇼크반응으로, 백신 접종 후 쉰목소리, 호흡곤란, 저혈압, 실신 등이 발생한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밀접 접촉자인 경우도 접종 제외 대상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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