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 같은 각질이 온몸에 떨어지고, 좁쌀 같은 반점이 온몸을 뒤덮고 있다. 이런 모습을 한 사람이 수영장이나 미용실, 헬스장에 가면 누구나 꺼린다. 심지어 업장 주인은 혐오감을 준다면서 내쫓기까지 한다.
이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의 증상이다. 겨울이면 특히 증상이 심해진다. 각질이 과도하게 증식돼 피부 건강을 지키는 장벽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피부로부터 수분 손실도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외부 세균 등 각종 자극원에 더욱 민감한 영향을 받게 된다.
건선은 전염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건선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대중의 시선을 피해 숨어 다니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건선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면 호전된다. 하지만 건선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환자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건선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원인이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건선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건선질환이 당뇨병을 비롯해 고혈압, 죽상경화, 심근경색, 심부전 등과 같은 심혈관계질환과 연관성 있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임상연구 결과에서 건선 환자들은 허혈성 심장질환, 제2형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 유병률이 대조군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50대 이상의 남성 또는 질환이 발생한 연령이 어리거나 유병기간이 길 때 대사증후군의 동반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현재 건선을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처럼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증세를 완화시키거나 호전된 상태를 꾸준히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건선 환자들이 건선 치료 및 증상완화를 위해 민간요법이나 보완대체 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대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 환자를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건선 때문에 사회생활 등에 제약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건선이 사회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에게 많이 발병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는 심각한 국가 경쟁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원종훈
원종훈
대구 라인피부과 원장. 피부과 전문의로 대구 가톨릭대 의과대학과대학원을 졸업, 전공의 수료 과정을 거친 후 동 대학병원에서 피부과 외래교수 및 임상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대전씨앤유피부과 원장과 대구세브란스피부과 원장을 역임한 후 현재 대구라인피부과를 개원해 다양한 피부질환 환자의 아픔을 치료해 주고 있다.
글 원종훈
/ 월간헬스조선 1월호(121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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