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겹살을 구워 상추나 깻잎에 싸 먹을 때 쌈장이 빠지면 고기 맛이 어딘가 부족해진다. 그러나 쌈장은 이처럼 단순한 '입맛 돋구기' 용도만이 아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섞고 마늘·생강 등을 다져 넣는 쌈장은 여러 가지 건강 효과를 함께 발휘하는 '장 중의 장'이다.
이경임 양산대 호텔조리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쌈장은 일반 된장과 비교했을 때 항암·항산화 효과가 5배나 더 높았다. 된장과 쌈장을 각각 비교한 결과 된장은 항암·항산화 방해물질이 500㎍/mL나 나왔지만, 쌈장은 100㎍/mL밖에 나오지 않았다.
쌈장은 된장보다 영양학적으로 뛰어나지만, 그 동안 된장에 가려서 효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상만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쌈장에 들어있는 마늘은 세포 돌연변이를 막아 항암효과가 큰 알리신이 풍부하며, 생강은 진저롤과 식물성 스테로이드 성분이 풍부해 동맥경화증과 심장병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만성염증 반응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장류 전문가들은 건강에 더 좋은 쌈장을 만들려면 매실을 첨가하라고 말한다. 물 1L에 매실 300g을 넣어 달여서 된장과 5대 1비율로 섞으면 매실된장이 되는데, 이것을 쌈장을 만들 때 쓰면 된다. 쌈장에 매실을 첨가하면 매실에 풍부한 구연산 성분 덕분에 피로회복이 잘 되고 장 운동이 활발해진다.
정도연 순창장류연구소 연구관은 "시중에서 파는 쌈장을 구입한 뒤 쌈장 세 숟가락(60g)에 매실액을 반 숟가락 정도 넣어도 된다. 다만, 매실을 넣으면 맛이 시큼해지는데 이 맛이 싫으면 쌈장에 매실과 함께 올리고당을 섞으면 된다"고 말했다.
쌈장은 쌈을 싸먹을 때 말고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고등어, 병어 등을 조릴 때 생선 위에 소스처럼 얹어 먹으면 비린내가 제거되고, 된장찌개를 끓일 때 된장 대신 넣으면 얼큰한 맛이 나는 '쌈장찌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