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자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요"
마치 자아가 둘로 분열된 것처럼 외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정신분열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한때 정신분열증이 잘못된 양육, 특히 냉정하고 쌀쌀한 엄마 때문에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요즘은 설득력을 잃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태아기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기면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펜실베니아대 연구팀이 덴마크 전체 인구의 의료기록을 조사한 결과, 임신 초기 영양공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부족할 때, 그리고 태아에 대한 모체의 면역반응이 일어났을 때 정신분열증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엄마가 임신 초기 전쟁지역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그 자녀가 나중에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뉴욕대학 돌로레스 말라사피나 박사팀이 1964~1976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태어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8만8000여건을 조사한 결과에서 이같은 사실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태반은 모체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매우 민감한 편으로 전쟁시에는 이러한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뇌의 특정 부분과 관련있다는 설명도 있다. 1992년 하버드대 연구팀은 듣기와 말하기에 중요한 좌뇌 측두엽이 정신분열증과 관련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정신분열증 환자 15명과 정상인 15명의 MRI영상을 비교한 결과,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상측두회가 정상인보다 20%가량 작다는 것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정신분열증은 주로 성인기에 나타나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뇌손상은 유아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행히 정신분열증은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며 인지치료 또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