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스트레스장애, 5년간 45% 증가… 20대 여성 가장 많아

입력 2020.06.29 13:00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머리 아파하며 약 먹는 여성
국내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환자는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가 최근 5년간 45.4% 증가했고,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드러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대한 공포감과 고통을 느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15~2019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료 인원이 7268명에서 1만570명으로 총 45.4%, 연평균으로는 9.9% 증가했다.

남자는 2015년 2966명에서 2019년 4170명으로 40.6%(연평균 8.9%), 여자는 4302명에서 6400명으로 48.8%(연평균 10.6%) 증가했다. 진료인원과 연평균 증가율 모두 여자가 높았다. 특히 20대 여성은 2015년 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약 2.1배로 크게 늘었다.

2019년 기준으로는 여성 환자가 60.5%(6400명)로 남성보다 1.5배로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2349명·22.2%)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50대(1690명·16.0%), 30대(1677명·15.9%)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섭 교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가 20대에 많은 원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젊은 성인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아동의 경우 증상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단 기준 이하의 증상을 경험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보다 진단을 적게 받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전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이유에 대해서 박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도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여자가 대인 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여자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면, 원하지 않아도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오르거나, 사건과 관련된 꿈을 꾸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외상이 지금 당장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플래시백(flashback)'을 겪을 수 있다. 미래가 없는 것처럼 느끼거나, 현실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감정 표현이 둔해지고, 일상생활에서도 불면, 과다각성을 겪고,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놀라거나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뇌의 한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과 다양한 뇌 부위 이상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신경계의 과활동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의 첫 단계는 '안정화'다. 치료자는 우선 외상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을 설명하고, 환자의 반응이 정상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임을 강조하고 치료 과정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후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고 요인별로 대처 방법을 함께 찾아나간다. 시각적, 청각적, 신체적 감각을 이용해 외상 경험에 대한 기억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착지연습, 상징적인 마음의 이미지를 이용해 불편한 생각, 감정, 감각을 조절하는 봉인연습 등을 같이 하게 된다. 일부 환자는 안정화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회복된다. 안정화가 잘 이루어진 다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를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역동적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gn, EMDR)와 같은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계열 약물 등 다양한 약물들도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경우나, 자살이나 폭력의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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