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훈 사망 원인 '위암', 30대라도 위암 치명적일 수 있어

입력 2020.05.15 15:52   수정 2020.05.15 16:41
미만성 위암은 악화 속도가 빠르고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젊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권혜인

배우 박지훈이 32세의 젊은 나이에 위암으로 사망했다.

'암'이라고 하면 나이가 많은 환자를 떠올리지만, 무조건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위암은 사정이 다르다. 위암 중에서도 '미만성 위암'은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나쁜 암으로 악명이 높으며, 젊은 층에게 치명적이라 주의해야 한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장진영, 가수 유채영도 미만성 위암을 앓았다. 박지훈이 미만성 위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젊은 나이에도 조심해야 할 위암이 '미만성 위암'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위암은 크게 '장형(腸型) 위암'과 '미만성(瀰漫性) 위암'으로 나뉜다. 장형 위암은 암세포가 한 곳에 모인 덩어리 형태의 암으로, 6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미만성 위암은 깨알보다 작은 암세포가 위에 군데군데 퍼지는 암으로 40대 미만 젊은층에 많은 편이다. 특히 30대 암 사망률만 보면, 폐암을 제치고 위암이 1위일 정도다. 또한 다른 장기로 퍼져도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편이다.

미만성 위암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력, 여성호르몬, 짠 식단, 흡연 등이 미만성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고 알려진 정도다.

내시경 발견도 잘 안된다. 실제로 미만성 위암 10~15%는 내시경을 해도 놓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만성 위암은 위벽을 파고들며 자라, 내시경 검사에서 정상 점막과 구분이 잘 안 돼 의사가 꼼꼼히 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 2~3㎜ 소량의 조직을 떼어내는 조직 검사를 해도 한계가 있다. 작은 암세포가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조직 검사 시 정상 세포를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미만성 위암이라도 1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다. 지금까지 내시경 검사의 한계로 초기에 발견이 어려웠지만 최근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발견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만성 위암은 장형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에 착안해,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와 헬리코박터 감염 시 나오는 '펩시노겐Ⅱ'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다.

초기라면 내시경 수술도 할 수 있다. 다만 재발·전이의 위험이 있어 단기 추적을 해야 한다.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면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하다. 위장 상부에 미만성 위암 세포가 발견되면 위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암세포가 많이 퍼져 수술이 어렵다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HER2' 유전자가 양성으로 나온 사람은 1차적로 표적치료제 허셉틴을 항암제 젤로다 혹은 시스플라틴과 병용한다. 2차 약제 중 표적치료제 사이람자와 항암제 탁솔주 병용법은 항암제 단독 치료보다 생존기간이 2.2개월 연장된다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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