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의료기술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따져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펴낸 보고서(국외 인공지능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경제성 분석 및 기술 개발 중심 HTA 연구 사례)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서 경제성까지 함께 분석하는 개발 중심 DF-HTA(Development Focused-HTA)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HTA는 의료 기술의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을 따져보는 의료기술평가(HTA·Health Technology Assessment)다. 앞에 DF를 붙인 DF-HTA는 기술 개발 첫 단계부터 경제성 분석에 촛점 둔 평가를 가리킨다.
기존의 HTA는 보통 새로운 기술이 이미 의료 현장에 도입된 이후 그 사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DF-HTA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술이 실제로 적용될 가능성, 잠재적 임상 경로, 예산 영향,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술의 ‘비즈니스 케이스’를 만드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전산화단층촬영(CT) 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뇌출혈 검출 기술’을 DF-HTA 방식으로 분석한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이 기술은 응급실에 내원한 뇌출혈 의심 환자의 CT 영상을 AI 소프트웨어가 분석해, 뇌출혈 유무와 출혈량을 판단하고 판독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정렬한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기술 적용 시 기대할 수 있는 임상적 변화(치료 시간 단축, 중환자실 체류 기간 단축 등)와 의료 비용 감소 효과를 평가했다. 임상 변화의 경우 신속한 판독과 처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다만, 경제성 분석 결과는 ‘정보공개법’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제1항 제5호에 따라 향후 해당 기술의 의사결정 및 검토 과정 등을 고려,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연구 결과를 전달하고, 보고서 내에서는 비공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혁신의료기술’로 임시 등재되어 있으며 비급여 항목으로, 수가는 1만 8100원이 설정돼 있다. 향후 정식 건강보험 등재를 위해서는 경제성 검토가 필수다.
한편, DF-HTA는 크게 문헌검토, 이해관계자 협의, 의사결정 분석 모델링 등 3가지 분석 방법이 있다. 문헌검토 단계에서는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여 기존 기술의 치료 경로, 개발중인 의료기술과 비교 대안의 효용과 비용 등을 확인한다.
두 번째 이해관계자 협의 단계는 임상전문가와 환자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자, 투자자, 정책결정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중재 및 비교 기술을 비교하고 경제성 분석 모델 및 분석 시나리오도 검토한다.
세 번째 의사결정 분석 모델링 단계는 개발중인 기술의 시장잠재력 및 상업적 성장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검토하고 상업적 이익을 위한 개발 비용, 시장 가격, 임상적 효과 및 진단검사의 경우 검사 성능 목표치에 대한 임계값을 검토한다.
AI 기반 의료기술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준까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뇌출혈 검출, 유방암 진단, 심정지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의료진의 업무를 보조하며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기술이 주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정식으로 국가 건강보험에 편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의 비용 대비 효과, 즉 경제성에 대한 평가가 필수인 것이다. 최근 DF-HTA(Development-Focused HTA)의 필요성이 떠오르는 이유다.
보고서는 “AI 기반 의료기술은 현재 일부만 ‘혁신의료기술’이나 ‘평가유예 신의료기술’로 의료 현장에 선진입해 있는 상태다. 정식 건강보험 등재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국내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경제성 평가 사례가 전무하므로, 기술의 비용-효과성을 고려한 DF-HTA 수행은 기술가치 구체화와 임상 근거 축적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창용
admin@hkn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