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했는데도 독감… 藥 빨리 먹어 고열은 3일 만에 잡았다

입력 2018.11.30 08:54

요즘 유행 독감, 기자 체험기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이다.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환자 수가 11월 11~17일에 10.1명에 달했다. 유행 기준(6.3명)을 넘어선 건 그보다 한 주 앞선 11월 4~10일(7.8명)이다(질병관리본부). 기자도 유행에 편승했다. 25일부터 고열(섭씨 39도)이 나기 시작하더니 근육통, 두통, 기침 등 온갖 감기 증세가 나타났다. 26일 병원을 찾아 독감 검사를 한 결과, A형 독감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 길로 독감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았다.

◇백신 맞아도 예방 효과 100% 아냐

기자는 10월 중순에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을 맞았다. 4가 백신의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건강한 성인은 예방률이 70~90%, 5세 미만 유아는 60% 정도"라고 말했다. 만약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조금이라도 변형되면 백신 예방 효과는 '제로'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백신을 맞아서 아무리 몸속에 항체가 생겼다 하더라도,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내부 구조가 바뀌어 있으면 몸속에 침입했을 때 이를 막아내는 게 어렵다.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추이 그래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료제 즉시 복용하고, 생활습관 신경 써야 빨리 회복

기자는 처음 증상이 나타난 25일부터 꼬박 3일간 아팠다. "독감에 걸리면 1주일은 고생한다"는 주변의 말과는 달리 비교적 금세 괜찮아졌다. 이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복용하기 시작해 바이러스가 더 증식하지 않고 증상이 빠르게 사라졌을 것"이라며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고열 같은 증상이 하루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여러 생활습관을 실천하기도 했다.

▲차 마시기=맹물을 마시려다 보니 울렁거려서 모과차, 생강차, 청귤차 등 집에 있는 온갖 차를 꺼내 타 마셨다. 결과적으로 득이었다. 을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병훈 교수는 "고열이 나면 평상시에 비해 수분이 10~20% 더 필요하다"며 "이 수분을 채우지 못 하면 탈수로 이어져 무기력감이 생기고 독감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 수분은 하루에 음식 속에 든 수분을 포함해 2L 정도 보충해야 하는데, 식사를 하는 게 힘들면 이를 모두 물을 마셔서 채워야 한다.

▲끼니 챙기기=입맛이 없어도 '빨리 낫겠다'는 의지 하나로 식사를 꼭 챙겨 먹었다. 콩나물국, 북엇국, 소고기뭇국 등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었다. 이재갑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영양이 부족하면 만성피로증후군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독감이 낫고도 2~3주간 무기력감이 지속돼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아프고 입맛이 없더라도 끼니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수액 맞기=매일 수액 주사를 맞았지만, 사실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신 기자에게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병훈 교수는 "밥을 도저히 못 먹겠거나, 물을 마시는 것도 괴로운 사람이라면 수액을 맞는 게 도움이 된다"며 "영양과 수분을 한 번에 공급해준다"고 말했다.

▲목에 스카프 두르기=어릴 때부터 감기에 걸리면 목에 손수건이나 스카프를 두르곤 했는데, 의학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이재갑 교수는 "호흡기 점막이 촉촉해야 가래·콧물 같은 분비물이 잘 씻겨 내려가 빨리 회복된다"며 "스카프를 두르면 목 안쪽의 습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수시로 양치질하기=차 한 잔만 마셔도 바로 양치질과 가글을 했다. 이재갑 교수는 "감염질환에 걸렸을 때 위생상태가 안 좋으면 증상이 악화되고, 주변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될 위험도 커진다"며 "독감 환자는 수시로 손을 씻고, 코와 입 속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 푹 자기=밥 먹고, 씻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누워서 보냈다. 밤에는 아이를 남편이 보도록 하고 방을 따로 써서 숙면을 취했다. 이병훈 교수는 "충분히 쉬어야 면역기능이 올라가 바이러스를 무찌르는 힘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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