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앓고 있다면, 숟가락 버리고 젓가락으로 식사하세요”

입력 2017.11.17 09: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의정부성모병원 내과 김영옥 교수

만성콩팥병은 콩팥(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로 만성신부전증이라고도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12년 13만7000명에서 2016년 18만9000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돼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생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콩팥 질환 명의로 꼽히는 의정부성모병원 김영옥 교수를 만나, 만성콩팥병 환자가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식습관 관리 등에 대해 들었다. 

김영옥 교수
김영옥 교수
당뇨병성신증과 만성신부전증 등 콩팥 질환 명의다. 특히 혈액투석 환자의 혈관 합병증 관리, 심혈관 질환 관리에 관심이 많아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성실하고 세심하게 환자를 진료한다는 평가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김영옥 교수를 칭찬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우리 몸에서 콩팥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어떤 일을 하기에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생활 관리를 타이트 하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콩팥은 두 개가 합쳐서 300g일 정도로 작은 기관입니다. 그런데 작은 기관치고 하는 일은 굉장히 많고, 또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가 먹은 모든 음식물에서 나온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화장치’ 역할을 합니다. 무조건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은 보존하고 불필요한 노폐물만 걸러냅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속에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은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신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30세까지 콩팥의 기능이 정점을 찍을 정도로 좋다가, 30세 이후부터 1년에 1%씩 신장 기능이 감소합니다. 그런데 이 콩팥이 고장 나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까지 빠져나가거나(신증후군), 필요하지 않은 노폐물은 빠져나가지 못하는(사구체신장염) 상태가 돼 문제가 됩니다.

만성콩팥병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만성콩팥병에 걸리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당뇨병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보면, 투석을 받는 만성콩팥병 환자 중 50% 가량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 100명 중 20~40%는 신장이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10~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으면 체내 당뇨병으로 혈당이 높아지면서 농도가 짙은 혈액이 콩팥의 모세 혈관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콩팥에 손상을 입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콩팥이 손상되면서 콩팥을 통해 원래는 빠져나가면 안 되는 단백질(알부민)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생깁니다. 단백뇨 양이 많아지면 콩팥이 더 많이 손상되고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혈압과 만성사구체질환에 의해서도 만성콩팥병을 앓을 수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유전성다낭신증, 전신성호반성 낭창, 다발성 골수종으로 인해서도 만성콩팥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콩팥 기능이 떨어질 때로 떨어진 후에야 병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늦게 진단을 받는 건가요?

콩팥은 기능이 아무리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무증상이 대부분이고 급성신부전이라 할지라도 아픈 증상이 없습니다. 대부분 그저 피곤하고 밥맛이 없고, 메스꺼운 정도입니다. 이런 증상도 급성신부전이나 심할 때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기능이 제대로 안 되는 정도의 증상만 있지, 아프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병원에도 잘 오지 않게 됩니다. 이런 이유가 콩팥병의 진단이 늦은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식이관리를 굉장히 잘 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 식이관리가 중요한건가요?

제가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병의 50%는 제가 책임지고 나머지 50%는 환자분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생활 속에서 식이관리가 굉장히 중요하고 병의 악화나 완화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콩팥 기능이 정상인들은 어떤 음식을 먹어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심지어 몸에 좋다고 하는 채소나 과일을 먹어도 문제가 됩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채소와 과일에 함유된 칼륨이 빠져 나가지 못하고 몸에 쌓여서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서입니다. 또한 나트륨이 많이 든 짠 음식을 먹을 경우 몸 속 수분 흡수를 촉진해서 폐부종이나 고혈압 같은 급성 합병증 발생을 야기합니다. 그리고 단백질로 이뤄진 식사를 하게 되면 단백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단백뇨를 더욱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신부전 진행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럼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어떻게 식단을 짜야하나요?

저염식, 저단백식, 저인식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숟가락을 버리시고 젓가락으로만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음식들은 대부분 소금에 절인 것들이 많습니다. 더욱이 국이나 찌개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숟가락을 쓰지 않으셔야 저염식을 하기에 쉬워집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하루에 섭취 가능한 나트륨은 5g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나트륨 양이 10g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반만 먹어야 합니다. 국을 드시지 말고 김치 같은 짠 음식은 물에 헹궈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또한 단백질로 이뤄진 식품도 줄여야 합니다. 허용되는 영양소는 지방과 탄수화물입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식품은 볶음밥입니다. 칼로리는 높되, 지방과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어서 추천하는 음식입니다. 다만 소금간을 적게 하고 볶음밥에는 야채 대신 살코기를 약간만 넣어서 드셔야 합니다.

투석을 받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주의해야 할 점이 더 많지요?

투석을 하실 때 가장 중요한 건 체중 관리입니다. 보통 투석을 받는 분들은 일주일에 2~3번 병원에 와서 4시간 동안 혈액 투석을 합니다. 투석을 시작한 지 2~3년이 지나면 소변을 아예 못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로 인해 쉽게 체중이 불어납니다. 체중이 불어나면 폐부종이 와서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먹는 양을 조절하고 싱겁게 먹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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